증권 증권일반

[[에셋+] KB투자증권, 증권업계 첫 두자릿수 스팩 상장 추진



KB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두자릿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을 추진하며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KB투자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열번째 스팩인 KB스팩 10호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심사 결과 절차에 따라 다음달에는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B투자증권이 현재까지 상장시킨 9개의 스팩 중 6개는 합병에 성공했고, 1개는 합병이 예정돼있다. 현재까지 KB투자증권은 투자자를 끌어모으지 못해 스팩 상장에 실패하거나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해산한 사례도 없다.


스팩 분야에서 KB투자증권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시리즈 스팩’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하면 해산된다. 지난 2009년 스팩이 도입된 뒤 상장된 50여개 중 합병에 성공한 곳은 절반 정도인 26곳이며, 절반은 상장 폐지됐다. KB투자증권은 앞서 상장된 스팩이 합병될 경우에만 순차적으로 다음 스팩을 상장해왔다. 스팩이 비상장사와 합병해 기업을 우회 상장시키는 도구라는 점에서 상장보다 합병 성공에 더욱 집중했다. 상장이 아닌 합병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합병이 성공한 뒤 다음 스팩에 또다시 전략을 쏟아붓는 전략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지난해 케이비스팩6호가 액션스퀘어와 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실제 합병은 케이비스팩4호로 결정됐다. 6호의 주가가 지나치게 올라 합병기업과의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KB스팩에 분산투자한 투자자라면 6호가 합병에 실패했더라도 4호 합병 호재를 놓칠 수 없는 구조다. 6호스팩도 결국 올해 썸에이지와 합병 상장했다. 무분별한 스팩 상장과 달리 순차적인 합병 후 상장이라는 ‘시리즈 스팩’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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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의 공모규모를 다양하게 설정해 기업의 자금수요와 투자자 투자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한 것도 성공비결이다. 스팩의 종류를 100억·200억·300억원 등으로 나눠 합병대상을 다각화했다. 합병 후 지분율이 떨어지지 않길 원하면 경영진은 공모 규모가 작은 스팩을 선호하고, 기업 규모가 크거나 많은 자금조달이 필요한 회사는 큰 스팩을 원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메뉴’를 많이 개발해 놓은 것이다.

최성용 KB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장은 “지난 2011년 스팩1호와 알서포트(131370)의 합병 이후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로 판단했다”며 “저금리가 고착되면서 투자자에게 원금을 보장해주고 합병 후 추가 수익을 내는 스팩의 장점이 알려져 과거 ‘뒷문 상장’이라는 이미지를 씻어냈다”고 말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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