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오너 2~3세 "합법적 승계 수단 부족"

본지, 20개 그룹 2~3세 설문

"차등의결권 도입 바람직

지나친 반기업정서 부담"

1115A01 대기업 오너 2~3세로서1115A01 대기업 오너 2~3세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의 젊은 2~3세 오너 경영인들은 합법적 경영승계 수단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기업을 믿지 않고 ‘재벌’이 사회 약자를 착취한다는 반기업정서나 오너가에 과도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여론도 기업을 경영하는 데 큰 부담이라고 했다.

앞으로 그룹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이들의 솔직한 고백인 동시에 이들이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서울경제신문이 10일 국내 20개 그룹의 2~3세 오너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명 가운데 14명인 70%가 해외에 비해 합법적인 경영승계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주로 30~40대인 2~3세들은 경영권 승계작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이를 해야 한다. 지금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명이었으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1명 있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 포드는 포드재단에 주식을 출연한 뒤 차등의결권을 이용해 경영권을 넘겼고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은 지주회사 위에 지분관리회사를 또 세울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상속세 부담을 줄이면서 기업승계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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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경우 상속세 감면이 없고 공익재단 출연 등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2~3세 오너 경영인들은 차등의결권 도입이 시급하다고 했다. 절반인 10명이 차등의결권 도입을 원했고 다양한 형태의 지분관리회사 설립 허용이 필요하다는 답도 25%(5명)나 됐다.

특히 이들은 반기업정서와 일방적인 오해에 대한 부담이 많았다. 2~3세로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반기업정서’를 꼽은 이가 12명(60%)이었다. 경영능력 외에 과도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고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는 뜻이다. 사업재편이나 주식매수를 무조건 경영권 승계와 연관 짓는 시선도 답답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2~3세들은 다만 스스로도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85%인 17명이 ‘(일감 몰아주기는) 상황에 따라 필수적인 분야로만 제한돼야 한다’고 답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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