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곡성 촌놈' 이정현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본 사람들은 그를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자신에게 온 전화는 반드시 회신하고 기자의 취재수첩보다 더 자세히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행적을 적어놓은 수첩과 박 대통령에 관한 한 거침이 없는 답변을 들으면 그의 ‘성심성의’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짙은 호남 억양에다 목소리 톤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늘 정력적인 그는 이를 고향인 곡성에서 시작된 ‘촌놈 기질’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치인으로 이 대표가 일반에 각인된 것은 2014년 7·30 재보선. 당시 그의 선거운동 방식은 그가 아니면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들 정도였다. 새벽3시30분이면 어김없이 시작된 자전거 한 대와 확성기 하나의 ‘단독 유세’로 순천의 골목 골목을 누볐다. 이같이 무모할 정도로 우직한 선거운동으로 그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새누리당의 호남 지역구 의원 1호가 된다. 이 선거 후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회의 석상에서 이 대표를 업어주는 퍼포먼스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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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으로 다가가는 그의 선거운동 방식은 이번 4월 총선에서 더욱 진화한다. 선거구 개편으로 고향인 곡성이 아닌 순천으로 출마한 그는 아예 배낭 하나를 메고 마을회관을 돌아다니며 지역민들과 밥과 막걸리 등을 나누면서 민심을 얻었다. 불과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그가 지역구를 찾은 횟수가 200여차례를 넘었다고 하니 정치권에서는 이 분야에서 유명한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의 ‘금귀월래(金歸月來·금요일 귀향해 월요일 귀경)’ 이상이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당 대표로 10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는 국민대표 머슴으로 ‘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예방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는 아예 새벽1~2시에도 전화할 수 있도록 전화기를 켜놓으라고 당부까지 했다. 물론 새누리당 선장으로 그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곡성 촌놈’ 이정현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 과정이 새로운 관심거리다. /온종훈 논설위원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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