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구조조정 고용시장 강타] 1년새...경남 제조업 일자리 4만개 사라져

경남 실업률 1%P↑ 3.6%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아

전남은 2.8%...15년래 최고

"내수·수출 회복 조짐 없어

고용시장 악화 지속 예상"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고용시장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조선업체들이 밀집한 경남의 제조업 일자리는 1년 새 약 4만개가 증발했고 울산에서도 1만개가 줄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이 포진한 경남의 7월 실업률은 3.6%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5.3%) 이후 17년 만에 최고다. 세부적으로 경남의 제조업 종사자 수는 4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9,000명 감소했다. 감소폭은 관련 통계가 있는 1999년 이후 최대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역시 실업률이 3.9%로 1년 사이 1.2%포인트나 상승했다. 증가 폭은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7월 기준으로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4.5%) 이후 7년 만에 최고다. 울산의 제조업 종사자 수도 20만6,000명으로 1년 사이 1만3,000명 줄었다. 역시 조선업이 몰려 있는 전남의 실업률도 2.8%로 7월 기준으로 2001년(2.9%)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7월 9.2%로 전년 동월(9.5%)보다 낮아지기는 했지만 7월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가장 높았던 것은 1999년(11.5%)이었고 두 번째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으로 내수가 얼어붙었던 지난해였다. 청년 고용시장은 경기 둔화 및 불확실성, 기업 정년 연장 의무화, 일자리 미스매치 등이 나아질 기미를 안 보이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 3)은 10.7%로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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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취업자 수 증감폭도 20만명대로 떨어졌다. 7월 현재 전체 취업자 수는 2,660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9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는 6월 35만4,000명으로 30만명대로 복귀했지만 한 달 만에 20만명대로 내렸다. 이 중 60세 이상 취업자가 23만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29만 8,000명)의 77%를 차지했다. 60대 이상 취업자가 대부분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늘어난 일자리의 질도 좋지 않은 셈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전체 취업자 수 증감폭이 30만명대를 유지하며 일자리 ‘질’은 좋지 못해도 ‘양’은 팽창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양도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출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국내 경기도 안 좋아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고용시장은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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