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 여권 넘어 야권 정계개편 불씨되나

-설훈 “이정현 당선은 도로 새누리, 상대하기 쉬워졌다”

-윤태곤 “이정현, 친박 보다도 스토리에 주목해야” 야권 방심 경고

-친박, 친문 구도로 차기 당권 흘러갈 경우 손학규 등 제3 지대 인물 공간 생겨

-호남 보수화 가능성엔 의견 팽팽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연합뉴스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연합뉴스


호남 출신의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가 차기 대권 정국에서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새누리당의 친박체제가 대선까지 흘러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차기 당 대표로 친문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비박과 비문계열의 제3 지대 합류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0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정현 대표를 친박이라고 치부해버리면 안 된다”며 “친박이 밀어줘서 당선된 것이 맞지만 떠먹여 줘도 먹을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선된 것이다. 그에게는 혁신적인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설훈 더민주 의원 등이 “친박이 득세하는 것인데 도로 새누리당이 된 셈이니까 우리로서는 상대하기 쉬운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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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혁신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야권이 타격을 입음과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역시 친문재인 일변도로 흘러간다면 제3 지대가 그 틈을 파고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민주 전대 레이스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추미애 의원과 김상곤 전 교육감이 친문재인 성향의 주류기 때문에 누가 되더라도 친박과 친문의 구도가 되고 이는 2012년 대선의 결과를 재현할 것이란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숨죽이고 있는 비박계가 새누리당을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의 활동 반경도 넓어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또 호남 민심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중심으로 보수화 될 경우 야권 재편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정현 대표의 지역구인 순천과 곡성을 넘어 호남의 보수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정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예산을 몰아주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호남의 보수화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의 보수화가 가시권에 접어든다면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경우 당이 존폐위기에 놓일 수 있고 호남 민심 회복을 노리는 더민주 역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정치공학적 셈법이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정현 대표가 호남 민심을 흡수하지 못할 것이란 반론이 더 우세하다. 민병두 더민주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대표가 호남 출신이 됐다고 해서 대선구도에 영향을 줄지는 회의적”이라면서“당장 호남에서의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미치진 못하더라도 영호남의 경계선이 점점 허물어져 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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