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금융업 협회 전무 자리, 결국 금피아로

"신설 직책 내부승진이라더니..."

생보협 이어 은행연합회 전무

홍재문 전 금융위 국장 유력

금투협 뺀 5곳 모두 당국 출신

관피아 논란 불가피할 듯

전국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 등 주요 금융업권 협회의 전무직이 금융당국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이들 협회의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대신 전무자리를 신설했지만 취지가 결국 무색해지게 되는 셈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홍재문 한국자금중개 전무이사(전 금융위 국장)가 전국은행연합회 전무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홍 전무가 은행연합회 전무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유력하다”며 “은행연합회 측에서 조만간 관련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을 전무로 내정했지만 지난 3월 공직자윤리위는 ‘업무연관성’을 이유로 김 원장의 취업 제한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직 2년가량 임기가 남은 홍 전무가 은행연합회로 이동하고 빈자리에는 김 전 원장 혹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가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홍 전무가 금융위를 떠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은행연합회 전무 취업을 위해서는 공직자윤리위의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홍 전무가 은행연합회 전무로 낙점되면서 금융업권 협회 중 금융투자협회를 제외한 나머지 5곳의 전무를 모두 금융당국에서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송재근 전 금융위 과장이 생명보험협회 전무로 이동했고 손해보험협회도 전무에는 서경환 전 금감원 국장이 내정된 상태다. 이밖에 저축은행중앙회의 정이영 전무와 여신금융협회의 이기연 부회장은 금감원 출신이다. 금투협 전무는 한창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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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권 협회 전무 자리를 금융당국이 사실상 모두 꿰차면서 관피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의 폐해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그동안 금융당국 출신들이 차지했던 부회장 직제를 없애고 신설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협회 내부에서 승진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스스로 낙하산을 근절하겠다고 한 약속을 2년여 만에 뒤집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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