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베이징올림픽·2012런던올림픽에 이은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와 동시에 10m 공기권총에서 5위로 탈락한 아픔까지 50m 권총 금메달로 깨끗이 씻어낸 한국 사격의 ‘대들보’ 진종오(37·KT). 국제 사격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낸 진종오와 한국 사격 대표팀만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비결에 전 세계 사격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종오가 10년이 넘도록 세계 최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지 않은 비결은 스포츠 과학을 접목한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 최근 사격 종목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사격 기술과 장비가 보편화 돼 사대에 섰을 때 얼마나 자신의 심리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느냐가 메달 여부를 결정 짓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 한국스포츠개발원에 따르면 사격 종목에서 심리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기술 부분(40%)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그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수년 전부터 이점에 착안, 뇌과학을 사격 종목과 연결해 몰입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실제 훈련에 적용했다. 격발 시 뇌파를 측정하고 특정 동작 및 격발 순서에 따른 자극을 확인해 심리적 기술의 적용 여부를 확인, 상황에 맞는 심리적 해법을 제시해 경기력 향상을 가져왔다. 실제 격발을 하지 않고 이미지로 장면을 그려보는 ‘표상 훈련’과 사격장에 들어가기 30분 전부터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지속적으로 반복해 생각하는 ‘우뇌 활성화 훈련’도 진종오의 ‘강한 멘털’을 만들어낸 사격 대표팀만의 ‘숨겨진’ 원동력이었다. 사격 대표팀의 과학 훈련을 진두지휘했던 박상혁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원은 “진종오 선수는 연구원들이 심리안정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될 만큼 수준 높은 심리 기술과 세계 최정상의 사격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기술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총을 들고 정해진 시간 동안 조준선을 보는 반복적인 훈련 덕분에 격발 시 필요한 근력과 집중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미세한 움직임에 변화를 교정하기 위해 초당 7만장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카메라를 도입해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담아 근육과 관절의 잘못된 동작을 바로 잡았다. 총신에 달린 레이저도 진종오의 3연패를 이끈 또 하나의 숨은 공로자다. 레이저의 움직임을 통해 격발 후 탄환이 날아가는 궤적과 위치가 그대로 컴퓨터 모니터에 표시되고 이를 눈으로 본 선수와 지도자가 즉각적으로 사격 자세와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
사격은 장비와 표적이 종목마다 다르기 때문에 훈련 방법에서도 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총기는 진종오가 우승한 권총, 속사권총, 공기권총의 권총 종류와 공기소총, 엽총 등 총 5가지로 나뉜다. 총기에 따라 표적의 모양도 상이하다. 권총과 소총 표적은 전자 표적이 사용되고 50m 소총 표적(15.4㎝)을 제외한 종목에서는 50㎝ 표적이 쓰인다. 엽총이 사용되는 종목에서는 지름 11㎝, 무게 150g의 움직이는 클레이 표적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