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KEB하나銀 본점 빌딩으로 계열사 집결 왜

하나자산운용 등 속속 입주 앞둬

'신용보강' 통해 매각가 높이기





하나금융그룹이 KEB하나은행 본점 빌딩(옛 외환은행 본점·사진)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를 입주시킨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하나은행 본점이 내년 하반기에 완공되면 본사 직원들이 옮겨가기 때문에 건물이 비는 것을 감안해 계열사들을 입주시켜 매수자들로부터 높은 가격을 받아내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오는 11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나자산운용은 3년 동안 KEB하나은행 본점을 임차할 예정이다. 또 현재 중구 일대에 흩어져 있는 하나생명·하나카드·하나에프앤아이 등 다른 계열사들도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대로 KEB하나은행 본점으로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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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이 계열사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KEB하나은행 본점 매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KEB하나은행 본점을 최소 1조원 이상의 가격에 팔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하나금융그룹의 희망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본점의 장부가는 4,600억원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을 앞둔 건물에 계열사들을 입주시키는 것은 인수자의 자금조달을 도와 매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에서 일종의 신용 보강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향후 개발 시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일정 기간 임차를 하게 되면 매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한다고 해서 부동산의 본질적인 자산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는 입지와 행정적인 규제, 주변 임대료 시세에 따라 정해진다”며 “결국 해당 부지를 가장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매수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동이라는 지역은 기본적으로 중국인을 비롯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하나금융그룹이 희망하는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역적 특색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 본점 빌딩의 매수자로는 외국계 펀드나 중국계 투자가, 국내 대기업 등이 거론된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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