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행동하는 애국심' 표출하는 2030세대...만세삼창, 군무... "플래시몹으로 광복절 맞이해요"

'역사인식 부재' 기성세대 우려 달리

팔찌·소녀상 배지 등 제작·판매

수익금으로 위안부 할머니 지원

SNS선 태극기 이미지 활용 등

익숙한 콘텐츠로 광복 의미 새겨

12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 정문 상단 외벽에 일제에 맞서 싸운 광복군 70인의독립 염원과 조국 사랑의 뜻을 담은 서명·글이 빼곡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시민들이 촬영하고 있다./송은석기자12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 정문 상단 외벽에 일제에 맞서 싸운 광복군 70인의독립 염원과 조국 사랑의 뜻을 담은 서명·글이 빼곡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시민들이 촬영하고 있다./송은석기자




# 대학생 문화기획 동아리 ‘너울가지’ 멤버들의 올 여름은 더 뜨겁다. 8·15 광복절 당일 오후2시 서울역·신촌 일대 등 서울 주요 지역 중 한 곳에서 펼칠 ‘플래시몹(불특정 다수가 정해진 시간·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는 것)’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독도는 우리 땅’ 노래에 맞춰 펼쳐지는 군무, 큰소리로 외치는 만세삼창, 또박또박 한 음, 한 음 정성을 다해 부르는 애국가 등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남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너울가지’의 광복절 플래시몹은 지난 2012·2014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박세종(29) 너울가지 대표는 “사실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얘기들은 하지만 뜻깊은 사건 하나하나가 지닌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쳐 준 적도, 배운 적도 없는 것 같다”며 “딱딱함이 아닌 유쾌한 방식으로 광복절 그날의 의미를 제대로 되새기자는 게 이번 플래시몹의 취지”라고 말했다.

광복절을 대하는 ‘20·30세대’의 방식이 한층 적극적이고 의미 있는 ‘사회적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광복절을 그저 빨간날의 공휴일로 여긴다, 혹은 역사 인식이 부재하다는 일부 기성 세대의 우려와 달리 광복절 플래시몹 등 뜻깊은 행사를 자체적으로 기획·진행하거나 팔찌·소녀상 배지 등 광복절 관련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위안부 할머니 및 독립 유공자 등을 위한 지원에 나서는 등 의미 있는 콘텐츠 제작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강요된’ 애국심이 아닌 ‘행동하는’ 애국심을 선보이며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법을 찾아 국가의 의미에 대해 몸소 느끼고 고민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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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꽃 패턴으로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기업 ‘마리몬드’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올해 광복절을 맞아 ‘기억의 힘이 세다, 한일 역사 재조명’이라는 타이틀로 광복절 특별 제품을 내놓았다. 평화의 소녀상 배지·팔찌·워터보틀(물병), 북커버(책싸개) 등의 제품을 판매하거나 ‘위안부를 둘러싼 기억의 정치학’ 등 한일 역사 관련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는 방식이다.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에 기부된다.

알라딘 관계자는 “지난 2일 관련 제품이 출시되고 일주일 만에 애초 계획한 물량을 소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2030세대는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국경일을 기념한다. 도입 바탕화면을 태극기 이미지로 바꾸거나 광복절의 의미를 곱씹는 글들을 올리며 소통하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잘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광복절을 맞아 애국가를 4절까지 쉽게 외울 수 있는 의미 있는 동영상을 만들겠다, 안중근 손도장을 배지로 만들어 보겠다 등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나 메일을 젊은 친구들에게서 받는다”며 “역사에 관심이 없다는 기성세대의 우려와 달리 많은 젊은이가 SNS 등 자신들만의 익숙한 소통 창구로 콘텐츠를 만들고 광복절을 하나의 국가 축제로 받아들이는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8월 15일 서울역 앞에서 광복절 기념 플래시몹을 선보인 후 ‘너울가지’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행사 취지를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 /사진제공=너울가지지난 2012년 8월 15일 서울역 앞에서 광복절 기념 플래시몹을 선보인 후 ‘너울가지’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행사 취지를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 /사진제공=너울가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꽃 패턴으로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기업 ‘마리몬드’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손잡고 선보인 광복절 특별 제품. /사진제공=알라딘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꽃 패턴으로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기업 ‘마리몬드’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손잡고 선보인 광복절 특별 제품. /사진제공=알라딘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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