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골프웨어에 꽂힌 패션업계…'레드오션 벙커' 빠지나

대형사서 중기까지 론칭 앞다퉈

골프인구 갈수록 늘어난다지만

시장 규모·성장 가능성 제한적

골프시장 '김영란법 타격'도 영향

아웃도어 몰락 전철 밟을 수도



골프웨어 시장이 혼탁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영 골프웨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대형 패션기업부터 중소업체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과거 아웃도어가 유행을 타자 전문성이 없는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것처럼 골프웨어도 비슷한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생기면서 골프웨어 시장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K2가 와이드앵글을, 지난해 패션그룹형지가 까스텔바쟉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골프웨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코오롱FnC가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인 엘로드 외에 영 골프웨어 브랜드 ‘왁’을 새롭게 론칭했고, 지난달에는 중견 패션기업인 MK트렌드가 LPGA갤러리를 국내에 들여왔다. 이미 캘러웨이어패럴을 전개하고 있는 한성에프아이 역시 골프웨어 브랜드 레노마스포츠를 추가로 인수해 영업을 시작했다. 이동수F&G도 지난해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일본의 골프웨어 브랜드 ‘비바하트’를 올초부터 선보였다.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추가 론칭도 줄을 섰다. 여성복 지센과 컬쳐콜 등을 운영하는 위비스가 올초 볼빅과 손잡고 내년 초 볼빅 골프웨어를 출시할 예정이며 스위스 골프웨어 쉬스도 내년 국내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레비스와 컬럼비아 골프 등도 내년 론칭을 추진중이다.


당장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골프 경험 인구는 2007년 275만명에서 2012년 470만명, 2014년 619만명으로 늘었으며 골프를 칠 의향이 있는 잠재 골프 인구는 1,334만명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골프 인구의 성장에 따라 와이드앵글은 연 평균 성장률이 300%에 달하며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까스텔바쟉 또한 상반기 매출 증가율 47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최근 독립법인을 설립하고 450억원 규모의 투자까지 유치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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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골프시장이 아무리 급속도로 확대된다 한들 여전히 등산과 나들이, 캠핑을 비롯한 야외활동 전체를 아우르는 아웃도어에 비해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결국은 소득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일부 계층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또 새로 론칭한 브랜드들이 차별적인 경쟁력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는 그나마 기능성이라는 문턱이 있었지만 그에 비해 골프웨어는 진입 장벽이 훨씬 낮아 더 많은 업체들이 발 빠르게 유입되는 것 같다”며 “최근 론칭하는 브랜드들의 특성만 봐도 하나같이 알록달록한 디자인에 캐주얼하고 젊은 느낌과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하고 있어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조만간 시행되는 김영란법도 메가폭탄급 변수다. 접대성 골프가 어려워지면서 골프시장이 타격을 입으면 골프웨어 업계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이 크다”며 “아직 영향이 어느 정도 올지 가늠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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