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여름에 듣는 클래식

유정필 테너유정필 테너




입추가 지났는데도 연일 폭염이다. 올해 마지막 더위를 음악과 함께 이겨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몇 곡 추천해 드린다.

우선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1악장. 우리 귀에 익숙한 모차르트의 곡으로 우리말로 직역하면 ‘작은 밤 음악’이다. ‘소야곡’이나 ‘밤의 세레나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실내악곡으로 현악4중주(바이올린·비올라1·첼로1)로 연주할 수 있고, 20~30명의 챔버오케스트라 연주도 매우 좋다. 개인적으로 여름 밤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들을 때 마음에 청량감과 느긋함이 더욱 잘 전해 온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이 곡은 폭염 중의 비둘기 울음, 산들바람, 폭풍우 그리고 하늘에서 울리는 천둥과 폭우 등을 묘사하고 있다. 빠른 템포의 연주 부분이 쏟아지는 빗방울처럼 분주하고 소란스레 여름날의 생명력을 표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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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태양’은 여름에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이탈리아 노래다. 항구도시 나폴리와 그 해변을 떠오르게 하는 곡조가 정열적이면서도 시원하다. 이탈리아의 대중가곡 중 가장 유명하며 테너가 불러야 제맛이 나는 곡이기도 하다. 2007년 작고한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음성으로 감상하시기를 강력 추천한다.

우리 가곡 ‘뱃노래’는 또 어떤가. 민요의 형식을 빌어 수많은 가곡을 작곡한 조두남의 대표 곡이다. 이 노래를 부를 때면 항상 사랑하는 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진짜 선원이 된 듯 신명이 난다. 밝고 힘찬 노래이며 여름에 딱 어울리는 우리 가곡이다.

탱고 음악 가운데서는 영화 ‘여인의 향기’ OST로 많은 사랑을 받은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간발의 차이)’를 권할 만하다. 탱고의 황제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이 작곡했다. 사랑을 잃은 남자가 경마에서도 돈을 걸었다가 말의 머리 하나 차이로 몽땅 잃게 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렇게 상심하더라도 일요일이 되면 다시 경마에 돈을 걸듯 사랑스런 여자를 만나면 또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재미있는 가사를 갖고 있다. 활기찬 힘과 정열이 느껴진다. 여름의 뜨거움이 웅장함으로 씻겨지는 기분. 여름의 끝자락, 소개해드린 음악들과 함께 시원하게 보내시길 권해드린다. (테너)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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