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흑인 총격사망'에 폭력시위...美 밀워키, 비상사태 선포

경찰차·주유소·은행 등 불타

위스콘신주, 방위군 배치 나서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경찰 총격에 따른 흑인 사망사건이 또 발생하자 항의시위가 격화돼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 방위군이 출동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주지사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밀워키카운티 보안관의 요청으로 밀워키시 흑인 밀집지역과 주요 도로에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워커 주지사는 앞서 밀워키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주 방위군에 “경찰의 요청이 있으면 지원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위스콘신 내 최대 도시인 밀워키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은 지난 13일 저녁 흑인 200여명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23세의 흑인 실빌 K 스미스 사건에 항의하며 벌인 시위가 방화와 약탈 등 폭력사태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흑인들의 시위가 격렬해져 경찰차가 불타고 백인 운전자들에게 위협이 가해지는가 하면 주유소와 은행 지점 등도 화재 피해를 당했다.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들도 날아든 벽돌에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과격 시위자 17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도 흑인 150여명이 폭력시위를 벌여 20여명의 경찰이 방탄차량을 타고 진압에 나섰다가 한 명이 총을 맞고 병원에 옮겨졌다고 AP는 보도했다. 인구 60만명인 밀워키는 흑인 거주자가 40%에 이르고 과격시위가 발생한 북쪽 지역은 특히 흑인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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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격으로 13일 오후 숨진 스미스에 대해 밀워키 경찰은 “차량 검문을 피해 도주하다 총에 맞았으며 총격 당시 스미스가 총을 쥐고 있는 것이 경찰의 보디캠에 찍혔다”고 밝혀 정상적인 대응임을 강조했다. 총격을 가한 경찰관은 24세의 흑인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14년에도 밀워키에서 흑인 청년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해 시위가 벌어진 바 있고 5일 인접한 시카고에서 흑인 청년이 경찰의 무차별 총탄세례로 숨지는 동영상이 공개돼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기도 해 주 정부뿐 아니라 미 연방정부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밸러리 재럿 선임고문이 밀워키 시장과 협의한 후 대응상황 및 계획 등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톰 배럿 밀워키 시장은 “폭력사태가 재연되지 않게 가능한 한 모든 자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 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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