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풍년도 걱정" 햅쌀 수확철인데 재고 어찌할꼬...

갈수록 줄어드는 쌀 소비에

여주·이천·용인 등 재고 눈덩이

대규모 할인행사 등 판매 안간힘



햅쌀 수확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 재고쌀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도 풍작이 점쳐지고 있어 재고 물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재고 쌀을 털어내기 위해 시군마다 ‘내 고장 쌀 팔아주기’ 운동과 제과점과의 상생협약 체결, 이웃 도시에 소비 부탁 등 눈물겨운 ‘쌀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예로부터 임금님에게 진상된 대표 경기미인 ‘대왕님표 여주쌀’은 지난해 7,812㏊에서 5만3,120톤을 생산해 수매(3만1,960톤)와 소비자 판매(2만7,160톤)를 통해 어느 정도 소진했지만, 여전히 4,800톤이 창고에 재고로 쌓여있다. 여주시 관계자는 “다음 달이면 올해 햅쌀이 나오고 그때까지 남아있는 쌀을 모두 소진해야 한다”면서 “쌀 소비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 판매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민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72.4g으로 1년 전인 2014년보다 3.3% 줄었다. 1985년 국민 1인당 연간 128.1㎏의 쌀을 소비했지만, 30년 만인 지난해 62.9㎏으로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올해도 풍작이 예상되면서 재고 물량이 더욱 늘어날 우려도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연속된 풍작으로 쌀 재고량이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상황”이라며 “햅쌀 수확기에 대비해 쌀 수급안정방안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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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는 재고 쌀 처분을 위해 이달 중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점에서 여주쌀 할인행사를 진행해 2,000 톤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또 이달 말까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내 고장 쌀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330톤을 판매할 예정이다. 관내 기업체와 음식업소 등을 찾아다니며 여주쌀을 홍보하며 판매 홍보전도 벌이기로 했다.

용인시는 쌀 소비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제과점 공략에 나섰다.

용인시는 하루 1,200여 명이 찾는 기흥구 동백동과 수지구 동천동의 유명 빵집 두 곳, 용인시 농협 쌀 조합 공동사업법인과 3자 협약을 맺고 용인 백옥쌀 소비 촉진에 협력하기로 했다. 시는 협약에 따라 백옥쌀을 연간 80톤가량 제과점에서 소비할 뿐 아니라 손님들에게 백옥쌀 브랜드를 알려 마트에서의 판매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천시는 전국적으로 고급쌀 브랜드로 자리 잡은 ‘임금님표 이천쌀’의 판매가 좋아 여주나 용인보다는 재고량이 비중이 적은 편이다. 지난해 전체 쌀 생산량의 6.3%인 3,000톤만 재고로 남아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이천쌀은 전국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지만 소비 촉진을 위해 관내 50인 이상 기업에 공문을 보내 선물용으로 구입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도 도내 시군의 쌀 소비 촉진을 돕고자 공영홈쇼핑과 통합판촉행사를 통해 경기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수원=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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