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일부는 본사로 사용하고 일부는 임대를 줄 수 있는 50억~200억원대의 중소형 빌딩을 기업에서 매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연예인과 고액자산가들만의 리그’로 여겨지던 중소형 빌딩 투자시장에서 일반 법인과 자산운용사가 매수 주도 세력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 실제로 각종 협회와 협동조합 및 일반 기업이 일부는 사옥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임대하기 위해 건물을 매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운용사의 설립이 증가하면서 중소형 빌딩 투자 전문 펀드가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장기간 묻어둬야 하는 사옥 매입보다 사무실을 임차하는 것이 자금운용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성장·저물가·저금리로 대표되는 ‘뉴 노멀’시대에 들어서 이러한 통념이 바뀌고 있다. 저금리로 이자수익은 감소하는데 사무실 임차비용은 매년 증가하다 보니 차라리 임차를 하기보다 사내 유보금과 저금리 대출금을 활용해 사옥을 매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사무실 임차비용은 인건비 다음으로 높은 지출항목이지만 인건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무실 임차비용 절감으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옥을 마련함으로써 매년 증가하는 사무실 임차비용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고 대출이자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며 매각시 추가적인 매각차익 확보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임차인에서 임대인으로의 신분 변동에 따른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중소형 빌딩의 매수 주체가 개인에서 사옥 마련과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과 기관투자가로 바뀌면서 중소형 빌딩 투자시장에서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빌딩 소유주의 기관화’ 현상이 국내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미미했으나 이제는 국내에서도 중소형 빌딩 거래 규모가 지난 2015년 말 기준 5조원을 돌파한 것을 볼 때 소유주의 기관화 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유주의 기관화 현상이 가속화하면 투자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면서 투자자의 투자 목표와 목적을 달성시켜주는 부동산자산관리(Property Management)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부동산 투자수익은 세 가지 기본적 방식, 즉 적기(또는 좋은 가격)에 매입하고 보유 기간 동안에는 운영수익이 극대화되도록 관리를 한 후 적기(또는 좋은 가격)에 매각함으로써 창출되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에 성공하려면 매입단계에서는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빌딩을 선별해 매입하고 보유단계에서는 미관 공사, 시설물 개선 공사, 리모델링 공사, 경제적 용도 개선 및 운영효율 개선 등의 변화 전략으로 순영업소득(NOI)이 극대화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아무런 변화 조치도 없이 빌딩 가치를 향상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빌딩 가치는 빌딩을 좀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과 가시적 변화 조치를 통해서만 창출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