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옐런의 복심 "9월에 올릴 수도 있다"…美 다시 '금리인상 모드'

연준위원 시장 향한 경고발언에 美 채권수익률↑ 뉴욕증시↓

물가상승률 낮고 기업 실적부진 이어져…시장은 여전히 의문

7월 FOMC회의록 내용발표·옐런 26일 잭슨홀 연설에 주목



뉴욕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버블 논란이 이는 가운데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6일(현지시간) 시장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일격을 날렸다. 더들리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결권을 가진데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특히 그는 9월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혀 일각에서는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최대한 늦게 한 번 실시되거나 그마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형성된 데 대해 “두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안일하게 본 것”이라고 시장에 경고하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점점 더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에 연준이 머뭇대는 모습이 역력하자 최근 뉴욕 증시는 유동성 장세를 연출하며 일주일 동안 두 차례나 3대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점을 밟은 바 있다. 더들리 총재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내 ‘적어도 한 번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가세했다. 그는 이날 테네시주 록스빌의 로터리클럽 연설에서 특히 “하반기와 내년에 미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내년 말까지는 (물가가) 2%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률과 물가는 고용지표와 함께 연준 금리 결정의 핵심 지표다.


연준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채권시장은 곧장 약세로 돌아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1.575%로 더들리 총재 발언 이후 0.017%포인트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2.0bp(1bp=0.01%) 오른 0.746%를 나타냈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금리 인상 우려로 0.4~0.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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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미국의 7월 물가상승률이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2·4분기 미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한 것을 들며 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실제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도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16일 블룸버그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71% 하락한 1,166.26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제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이날 84센트(1.8%) 오른 배럴당 46.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고에도 시장은 달러 약세로 의문을 표시했다”며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 성장세가 미약해 연준의 통화 긴축 역량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도 이날 9월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각각 18%와 43%로 높였지만 여전히 50%를 밑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장이 17일 공개되는 7월 FOMC 회의록과 오는 26일 옐런 의장의 잭슨 홀 연설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일본·프랑스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올 상반기 1,920억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면서 미 국채 매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830억달러)보다 131% 급증했다고 CNN머니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1978년 이후 최대 규모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환율방어 목적 외에 하반기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대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미 국채 매도에도 불구하고 자산운용사 등 민간 투자자들이 이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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