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2,000억 실탄 증액 앞둔 여승주 "그룹 위상에 맞는 증권사 키우겠다"

한화투자증권 매각설 사실아냐…큰 증권사 인수해 덩치 키울 것

적자 주범 ELS 운용 재정비 끝내…"더 이상 손실은 없어"

실적 목표? "결과로 말하겠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17일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위상에 걸맞는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제공=한화투자증권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17일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위상에 걸맞는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제공=한화투자증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9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둔 여승주 한화투자증권(003530) 사장(사진)은 1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화(000880)그룹 위상에 맞는 대형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이 7,000억원 대로 증권사 중 14위에 불과하다.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한다고 해도 자기자본은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한화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088350)보험과 한화자산운용, 한화손해보험(000370)은 각각 2위, 3위, 6위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그룹 내 한화투자증권의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터.

이에 따라 여 사장은 유상증자, 인수합병(M&A) 등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적극적으로 키워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본인의 M&A 노하우를 살려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출회할 경우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재정팀장을 거쳐 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에서 다수의 빅딜을 진두지휘했다.

다만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보다 큰 규모의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여 사장은 “증권사는 제조업과 달리 가치가 100인 회사끼리 합한다고 해도 200이상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매각이 진행 중인 하이투자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비교적 작은 증권사들보다 큰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적극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된 한화투자증권 매각설에 대해서는 “4년이란 긴 시간 동안 M&A를 총괄하는 수장 자리에 있었던 만큼 그룹 내 내가 가장 많은 경험과 정보를 갖고 있다”며 “내가 아는 한 한화투자증권의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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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문제가 불거졌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대해서 여 사장은 “ELS 운용 조기 안정화를 위해 조직, 인력, 시스템, 평가체계까지 전부 뜯어고쳤다”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ELS 운용 손실이 발생하는 일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자체헤지형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까지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홍콩 HSCEI지수의 폭락으로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발행했던 물량의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못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지난 상반기에도 세전손익 기준 1,89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ELS 운용손실 1,967억원 중 운용자체 손실은 941억원, 평가방식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추가 손실은 1,02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 사장은 “ELS 운용 및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 조직 정비, 전문 인력 확충, 시스템 보완 등을 변경해 지난 4월부터 손실이 축소됐고 6월에는 9개월 만에 ELS 운용에서 흑자를 기록했다“며 ”큰 아픔을 겪으며 경험을 쌓은 만큼 이제는 어떤 상황이든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한화투자증권은 ELS 운용 손익을 제외한 세전손익은 73억원으로 지난 2014년 이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ELS 손실을 냈던 트레이딩 부문을 제외한 WM, IB, 홀세일 부문의 반기 순영업수익은 500억원, 200억원, 100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내 공격적인 DNA, 직원들의 역량, 그룹의 네트워크까지 활용한다면 빠른 시일내 충분히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2020년까지의 실적목표를 내세우기보다 직접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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