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사이드 스토리] 실적 좋아도 웃지 못하는 LPG업체…LPG차 관심 줄며 수송용 사용량 뚝뚝

등록대수 연평균 5만대씩 급감

업계 "장기성장 우려" 속앓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회사인 SK가스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2조4,609억원, 영업이익 1,0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보다 182%나 껑충 뛰었다. 최근 LPG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LPG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프로판·부탄가스 등을 합친 전체 LPG 사용량은 지난해 상반기 359만9,000톤에서 올 상반기에는 432만3,000톤으로 20.1% 올랐다.


하지만 SK가스 임직원의 분위기는 밝지 않다. 단기 호황은 반갑지만 장기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K가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호황은 LPG 수입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벌어진 일시적 현상”이라며 “내부에서는 실적보다 나날이 줄어드는 국내 수송용 LPG 수요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 LPG 사용량이 전반적으로 느는 가운데 수송용 LPG의 수요만 나홀로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고민도 커졌다. LPG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송용 LPG 수요는 최근 LPG 차량의 감소와 맞물려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기업들로선 성장의 기둥이 흔들리는 마당에 단기 실적이 좋다고 마냥 웃을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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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LPG 차량은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자동차”라는 홍보에도 등록 대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LPG 차량은 지난 2012년 말 243만3,367대에서 올 6월 말 223만4,898대로 20만대 가까이 감소했다. 연평균 5만대씩 줄어드는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차량 등록대수가 1,887만여대에서 2,146만여대로 늘어난 것과도 대조된다.

LPG 차량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수송용 LPG 사용량도 줄어들고 있다. 석유공사는 2012년 410만3,000톤이었던 수송용 LPG 사용량이 지난해 368만9,000톤으로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송용 LPG는 국내 LPG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고정 기반 수요”라면서 “LPG 차량 감소가 기반 수요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 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LPG 기업들의 생존 뿐 아니라 친 환경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라도 LPG 차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미래형 친환경차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지금으로선 LPG 차량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도 미세먼지 해소를 위해 LPG 자동차 장려 정책을 쓰고 있다”며 “한국도 최고 수준의 LPG 차량 엔진 기술을 갖췄고 전국적인 LPG 연료 보급망도 깔린 만큼 LPG 자동차가 대안적 친환경차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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