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전환기를 맞아 한국과 동북아 그리고 세계의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역할을 할 싱크탱크가 꼭 필요합니다. ‘여시재(與時齋)’가 독립된 공익 재단법인으로 통일한국과 동북아의 변화를 주도할 정책 개발, 인재 육성에 노력하겠습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북아 및 세계 질서를 전망하고 국가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는 싱크탱크 여시재 출범 기자 간담회를 갖고 초대 이사장으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뜻의 연구 재단법인 여시재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지난해 3월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설립하겠다며 보유한 한샘 주식 절반가량(260만주)을 기부하기로 하고 만든 재단으로 당시 60만주(1,000억원 상당)의 출연을 완납했다. 조 회장은 특히 이사진에서 완전히 빠졌으며 재단 설립을 위해 사재를 출연한 기업인이 모든 직함을 내려놓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 연구단체에는 이 전 경제부총리와 김도연 포스텍 총장 등 각계 명사들이 참여한다. 이 전 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김 총장을 비롯해 김현종 전 유엔대사, 안대희 전 대법관, 이공현 전 헌법재판관,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이재술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 등이 이사를 맡았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상근 부원장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매월 한 차례 전체회의를 열고 여시재의 현안과 과제에 대해 논의해왔고 모두 무보수로 재단 활동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신문명 사회가 달성돼야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여시재의 철학”이라며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와 정책 전문가가 교류하는 플랫폼 역할로 고급 인재들이 국가 비전을 세우고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연구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여시재는 ‘동북아와 새로운 세계 질서’ ‘통일 한국’ ‘도시의 시대’ 등 큰 틀에서 세 가지 주제를 정하고 정책 솔루션 개발, 인재 양성, 지식 플랫폼 운영 등의 사업을 할 계획이다.
미래의 세계 질서를 전망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모색하는 한편 한반도 국토 전략 등 통일 이후를 대비하는 연구도 진행할 방침이다. 미래산업과 혁신 생태계,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도시 간 협력 등 다양한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시재는 우선 다음달부터 국내 주요 싱크탱크와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오는 10월에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요국을 망라한 동북아 국제 포럼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재 기획이사는 “연구과제를 재단 내부에서 모두 소화하기보다 국내외 전문가들과 연계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네트워크형 싱크탱크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시재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지속적으로 출연을 약속했고 당분간 이 자금만 가지고 재단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며 “후원금도 이권이 개입될 수 있어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