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사드외교' 시험대에 선 朴대통령…중·러 반발 누그러뜨릴까

내달2일 中·러·라오스 순방

미·일 vs 중·러 대립구도

G20회의서 뚜렷해질 전망

국익 균형점 찾기 난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9월2일부터 8일까지 전개되는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에서 국익이 걸린 거대한 시험대에 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반대를 누그러뜨려야 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양자 차원의 정상회담 또는 물밑 의견 교환을 통해 사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혀야 한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달라진 국제정세 속에서 국익의 균형을 확보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순방에 나서게 됐다.

박 대통령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9월4~5일)에서 어떤 외교적 입장을 보이느냐도 중요하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미일과 중러의 대립구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 세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혁신, 활력, 연계, 포용적인 세계 경제 건설’을 주제로 열린다. 세부 세션도 △새로운 성장을 위한 정책공조 △글로벌 경제·금융 거버넌스 △국제무역·투자 △포용적·연계적 개발 등 경제 분야를 주로 다룬다. 개최국인 중국의 입장 또한 공식 주제에 맞게 경제 문제에 집중하자는 것이지만 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현재 유럽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가 구축되는 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경북 상주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한국이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생각이다.


미·중·러·일과 유럽의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사드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반드시 거론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G20이 대선 이전 마지막 다자외교 무대다. 정권 재창출이라는 면에서 중·러에 무언가를 양보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격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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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환경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경우 이번 외교는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어지는 박 대통령의 라오스 방문 또한 경제 및 국제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박 대통령은 9월7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아세안은 두 번째로 큰 한국의 교역 상대(2015년 약 1,200억달러)여서 경제적 파트너십이 대단히 중요하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폐막일인 9월8일부터는 라오스 공식 방문 형식으로 한·라오스 양자외교에 임한다. 라오스는 전통적인 북한의 우방이다. 라오스로부터 북핵 반대 입장 표명을 이끌어낼 경우 외교·안보적 의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라오스 방문은 1995년 양국 재수교 이후 처음이다. 라오스와는 1974년 수교했다가 이듬해 공산화로 단교한 바 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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