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끝내 의무를 회피했다. 경선 레이스 내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을 월스트리트의 거액 후원금과 고액 강연료를 챙기는 부도덕한 후보로 몰아세우며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강조했던 그가 정작 재산명세 공개를 어물쩍 피하면서 ‘위선자’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N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샌더스 의원이 두 차례나 재산명세 공개기간 연장 요청을 하다 결국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은 연방규정에 따라 대선주자로서 지난 5월 15일까지 재산명세를 공개해야 했지만, 기한이 다가오자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45일간의 1차 연장을 요청했다. 그 후 6월30일 재마감을 앞두고 샌더스 측은 또다시 45일의 2차 연장을 요청했고 이 역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12일 클린턴의 지지를 공식 선언한 뒤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해 재산공개 의무가 사라졌다. 샌더스 측의 마이클 브릭스 대변인은 재산명세 공개 여부에 관한 시민단체 ‘공공청렴센터’의 확인 요청에 “샌더스 의원이 더 이상 후보가 아니어서 재산명세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FEC의 크리스티안 힐랜드 대변인은 역시 후보가 아닌 샌더스 의원에게 재산공개 의무는 없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NBC방송은 “클린턴이 골드만삭스 강연을 통해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고 내내 비판하던 사람이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5월 중순 기한을 정확히 지켜 제출한 재산명세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