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마켓 인사이드]'빚잔치' 핀잔 듣던 리우올림픽...삼바경제 부활 알리는 축포될까

헤알화 급등·주가 상승 등 긍정적 시그널 줄이어

"바닥 찍었다" 정부·피치도 성장률전망 상향 조정

"호세프 탄핵 등 정국 불확실...낙관만하긴 어려워"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개최로 활기찬 여름을 보낸 브라질이 경제 면에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정부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나선 가운데 헤알화 가치가 급등하고 증시도 상승세를 타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 진행에 따른 정치 리스크가 남아 있어 아직 성장세를 완전히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브라질 재무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2%에서 1.6%로 상향 조장했다. 브라질의 전 분기 대비 GDP 성장률은 지난해 초부터 올 1·4분기까지 5분기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렀지만, 올해 안에 바닥을 찍고 머지않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브라질 재무장관은 “여러 경제지표를 통해 성장세 회복과 세수 증대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며 “브라질 경제는 곧 회복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당국의 이러한 자신감은 대외무역 호조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이달 초 발표된 브라질의 7월 무역수지는 45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 7월 기준으로는 2006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13일 발표한 6월 경제활동지수가 전월대비 0.23% 상승한 것도 긍정적이다. 경제활동지수는 중앙은행이 제조업, 서비스업, 농축산업 등 3개 분야의 생산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지표로 GDP 성장률에 앞서 발표된다. 2·4분기 GDP 성장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지표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브라질 경제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과 주요 은행들도 브라질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브라질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하고 2018년에는 2%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앞으로 몇 년 동안 브라질 경제 전망을 둘러싼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많아졌다며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0.5%에서 0.8%로 상향 조정했다.

관련기사



브라질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된 것은 최근 취임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팀에 대한 긍정적 평가 덕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알레한드로 베르네르 서반구 담당 국장은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이 재정 건전성 확보와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조치들이 경제성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브라질 경제가 바닥을 찍고 곧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곡물과 철광석 등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입장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브라질 증시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17일 전일대비 1.13% 오른 5만 9,323.83을 기록하며 2015년 중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리케 아만테아 가이드인베스트멘토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브라질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브라질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초까지 급락했던 헤알화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연초 대비 20% 이상 오른 달러당 3.2헤알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헤알화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전문가 닐 시어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헤알화 환율이 올해 말에는 달러당 3.0헤알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브라질 정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워낙 커 경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상원에서 진행 중인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경제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난과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탄핵 위기에 몰린 호세프 대통령이 복귀할 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개혁 조치들이 중단되면서 시장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관련한 부패 스캔들도 정국 불확실성을 더한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는 테메르 권한대행이 연루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자칫 브라질 정치에 장기적인 지도자 공백 사태가 닥칠 수도 있다.

이경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