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오너 돌아온 CJ, 공격경영 시동

① 美 바이오 벤처기업 1,000만弗 인수…M&A 결실

② 동양매직·맥도날드 인수전서도 '통큰 베팅' 예상

③ 헬스케어·올리브네트웍스 등 계열사 상장도 탄력

④ 연말께 대규모 인사·파격적 사회공헌활동 나설듯





이재현 회장의 광복절 특사로 총수 부재의 위기를 벗어난 CJ(001040)그룹이 경영 전반에 걸쳐 속도를 내고 있다. 3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M&A(인수합병) 전략이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고 답보 상태였던 핵심 계열사 상장작업도 탄력을 받는 등 그룹 전체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23일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메타볼릭스와 바이오공학 지적재산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1,000만달러(약 112억원)로 이 회장 사면 이후 CJ그룹의 첫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이다. 표면적으로는 CJ제일제당이 메타볼릭스로부터 바이오공학 설비와 특허 등을 매입하는 방식이지만 사실상 메타볼릭스의 바이오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는 계약이다. CJ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메타볼릭스가 보유한 바이오 플라스틱 경쟁력과 현지 개발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 거점의 글로벌 바이오산업 성장동력을 한 차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올 들어 줄줄이 M&A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CJ제일제당이 이 회장 사면 후 첫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월 중국 1위 바이오업체 메이화성우 인수 가계약까지 체결했지만 2조원 안팎의 인수금액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무산됐다. 2011년 경쟁사보다 3배 이상 많은 금액을 써내며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 회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부재했던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대형 매물인 동양매직과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서는 CJ의 공격적인 행보를 예상하는 관측이 많다.


CJ헬스케어와 CJ올리브네트웍스 등 계열사 상장작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CJ는 올초 CJ헬스케어 상장을 준비했지만 이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답보 상태였다. 바이오 전문기업인 CJ헬스케어는 한류와 함께 CJ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이 회장이 그간 강력하게 상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 역시 이 회장의 장남 선호씨가 2대주주로 있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계열사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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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그룹 임원인사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앞서 이 회장은 사면 직후인 지난 17일 변동식 CJ그룹 사회공헌추진단장을 다시 CJ헬로비전(037560) 대표에 선임하며 조직 정비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장 구속 후 3년 동안 비상경영 체제로 가동되면서 CEO 인사가 소폭이었고 임원 승진인사도 최소한으로 이뤄진 만큼 그간의 경영공백을 잘 메웠다는 보답 차원에서라도 대규모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CJ가 이 회장 사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대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은 앞서 단순한 기부가 아닌 자립과 재활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철학 아래 국내 대기업 최초로 공유가치창출(CSV) 모델을 도입한 바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아직 신병치료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체감하는 변화는 없지만 그룹 전체에 다시 활력이 도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회장 공백 기간에도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투자는 줄이지 않은 만큼 그룹 차원의 투자가 늘어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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