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가치투자 상징 약트만펀드, 잘 나가는 삼성전자에 베팅했다

<삼성전자에 해외 관심도 쑥쑥 >

3분기 영업익 8조 후반 전망에 보수적 투자자도 돈풀어

'사업영토 확대' 삼성과 짝짓기 원하는 외국기업도 부쩍 늘어

델파이·삼성, 자율주행 부품사 쿼너지에 9,000만弗 투자



2·4분기 영업이익 8조원의 벽을 깬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과 사업제휴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사업 방향이 맞고 전망도 좋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4분기에 8조7,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23일 관련 업계와 삼성에 따르면 미국 월가의 큰손 ‘약트만펀드’는 2·4분기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11만주가량 사들였다.


이를 통해 약트만펀드는 삼성전자 주식을 총 33만주 보유하게 됐다. 지분율로 따지면 약 0.23% 수준이다. 삼성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던 2·4분기에만 기존보다 50% 이상 보유량을 확대했다. 약트만 측은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강력한 리더십(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주가가 비싸지 않다는 점을 들어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트만펀드는 헤지펀드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자산의 상당 부분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가치주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약트만의 삼성 주식 매입은 앞으로 삼성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약트만펀드는 보수적 투자를 위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조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데 프록터앤드갬블(P&G)과 오라클, 시스코, 존슨앤드존슨 같은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약트만은 투자시 3가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사업 성장성이 좋은지와 주주 가치 극대화 여부, 그리고 싼 가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있기는 하지만 보수적인 해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탄탄하고 당분간은 이익이나 매출이 높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들어 SUHD TV나 애드워시 같은 프리미엄 가전과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갤럭시S7’의 성공으로 시장의 우려를 깨고 큰 폭의 이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해외 M&A와 사업제휴를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삼성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진 이유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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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은 지난 6월 미국의 클라우드서비스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한 데 이어 캐나다의 디지털광고업체 애드기어를 M&A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빌트인(붙박이) 가전업체 데이코를 사들여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 사업인 자동차 전장사업을 위해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30억달러(약 3조2,400억원)를 주고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 법인을 통해 세계 1위 전기차 회사인 비야디(BYD)의 지분 5,226만주를 30억위안(약 5,12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분 투자를 통해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는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자율주행 관련 핵심부품을 개발하는 쿼너지 시스템즈에 9,000만달러를 공동투자한 것을 비롯해 가상현실(VR)과 관련 콘텐츠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외에 삼성전자는 5월 알리페이와 손잡고 삼성페이에서 별도의 앱을 추가하지 않고 간편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에서의 ‘갤럭시’ 판매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다.

이처럼 높은 실적에 사업확대가 맞물리면서 최근에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투자도 늘고 있다. 6월부터 이달 초까지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4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이어 2·4분기에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고 3·4분기에도 8조7,000억원가량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올 들어 M&A와 지분투자, 전략적 제휴가 이어지면서 삼성에 대한 평가가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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