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콜레라에 걸린 환자가 나온 것은 지난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2002년까지 환자가 발생한 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광주광역시의 한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에 콜레라 의심 환자를 신고해 22일 검사를 시행한 결과 콜레라균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59세의 이 남자 환자는 출입국관리기록상 해외여행력이 없는 만큼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 환자는 최근 전라남도 남해안을 여행하면서 식당 여러 곳에서 어패류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해외에서 수입된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콜레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식당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어패류 등 식품이나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마시는 물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상·하수도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후진국병으로 여겨진다. 잠복기는 보통 2∼3일이며 복통을 동반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쌀뜨물 같은 심한 수양성 설사가 증상으로 나타난다. 종종 구토를 동반한 탈수와 저혈량성 쇼크가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003년 이후 국내에 신고된 콜레라 환자는 모두 해외 유입 환자였으며 국내 감염 환자 발생은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보건당국은 오랜 기간 국내서 발생하지 않던 콜레라 환자가 다시 나온 요인 중 하나로 폭염을 꼽았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콜레라에 걸리려면 몇천 마리, 몇억 마리의 균이 입속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날이 너무 더워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게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의 위생환경을 고려할 때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특정 지역에서 감염자가 다수 나올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하는 만큼 오염된 음식물 섭취금지, 음식물 취급 전과 배변 후 30초 이상 손 씻기 등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