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디트로이트에 자율주행차 거점] 'R&D 규제프리존' 확보...테슬라·구글·벤츠 따라잡는다

글로벌업체들 몰려 미시간은 자율주행차 격전지

한국, 허가 까다로워 美와 같은 주행장 구현 불가능

관련규제 과감히 풀어 자율주행차 상용화 앞당겨야

현대자동차 연구원이 제네시스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을 시험하고 있다.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아도 앞차와의 거리나 차선을 확인해 경로대로 알아서 주행한다. /사진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 연구원이 제네시스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을 시험하고 있다.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아도 앞차와의 거리나 차선을 확인해 경로대로 알아서 주행한다. /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총 4단계로 구분된다. 자동차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현재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있다. 고속도로 등 일정 조건 아래에서 운전자 조작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차를 양산하고 있다.

반면 구글이나 테슬라·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스스로 차가 제어해 주행하는 4단계 기술까지 구현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실력으로 미래 자동차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차 격전지 된 미시간=미국 미시간주는 미래 자동차 기술 경쟁의 격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디트로이트 등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이었던 만큼 그 명성을 스마트카 시대에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시험용으로만 허용된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공 판매나 운영을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마련할 정도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시간으로 몰려들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한발 앞서 가고 있는 구글은 미시간주 노바이시에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센터를 세운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퓨처 역시 연내 미시간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가 디트로이트를 자율주행 연구거점으로 육성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자율주행차의 전 세계 연간 판매량을 오는 2025년 23만대에서 2035년 1,1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ABI 조사에 따르면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포함할 경우 2024년 110만대에서 2035년 4,200만대로 이 기간 약 38배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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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는 이르면 2020년부터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과 3~4년여밖에 시간이 없다. 각종 사고로부터 운전자와 보행자를 보호하는 완벽한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도로주행과 다양한 교통정보를 수집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대차 역시 이번 사용 결정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 발전 발목 잡는 국내 규제=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차 성능시험장을 짓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충남 서산에 자율주행시험장을 세우고 있다. 자율주행 성능시험장은 각종 건물이나 터널·주차장 등을 현실과 똑같이 구현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건물을 사용하지는 않다 보니 컨테이너박스 등을 활용해 가건물로 짓는다. 그런데 국내법상으로는 이런 건물들도 모두 소방시설을 갖춰야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다. 모비스 역시 자율주행시험장에 관련 소방시설을 갖춘 후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선전하기 위해 자율주행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자율주행자동차 법제도 현안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규정이 까다로워 기술 개발과·연구에 제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일반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운전자가 탑승하고 자율주행 표시가 된 자동차 번호판을 등록하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는 자율주행차 규제를 풀어 ‘안전운전 관리자(safety driver)’가 없는 자율주행차도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국내법은 올 2월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고장감지장치·경고장치·운행기록장치 등을 탑재해야 하고 운전자를 포함한 2인 이상이 탑승해야 한다. 이 때문에 무인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더라도 임시운행하려면 미국 애리조나주까지 가야 한다.

강소라 한경연 연구원은 “외국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요건을 간소화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은 실제 도로 위 실증실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차를 시험·연구할 수 있도록 허가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법의 제·개정이 어렵다면 5월 발의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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