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본적…부모직업…입사지원서? 호구조사!

기업들 신입사원 채용때

80% 가족관계 묻고 10% 본적 요구

능력 무관 인적사항 관행 여전

학력…어학…스펙심사도 상당수



기업들이 여전히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10곳 중 8곳은 가족관계를 묻고 심지어 10곳 중 1곳은 ‘본적’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지원서부터 흙수저를 울리는 후진적인 채용 관행이 남아 있는 것이다.

24일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 채용 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소 줄어드는 추세기는 하나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구태 입사지원서가 여전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78.8%는 입사지원서에서 가족관계를 요구했다. 이는 곧 부모의 직업들을 묻는 것이어서 채용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9.1%는 ‘본적’을 묻기까지 했다. 또 지원자의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생년월일을 묻는 기업은 95%, 키·몸무게 요구는 13.7%였다.

기업 규모별로 봤을 때는 1,000인 이상 기업에서 가족관계(62.5%), 본적(6.3%), 키·몸무게(6.3%) 등 불필요한 인적사항을 묻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사지원서에서 학력·학점·어학점수 같은 ‘스펙’도 여전히 요구됐다. 학력을 묻는 기업은 94.0%, 학점을 요구하는 기업은 60.2%에 달했다. 어학점수(49.4%)나 어학연수 여부(37.5%)를 묻는 기업도 상당수였다. 그래도 자격사항(86.1%), 인턴 경력(60.6%), 공모전 입상(31.5%) 등을 확인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예정인 기업(26%)도 지난해보다 크게 많아졌다.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아직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와 무관한 스펙 등을 요구함으로써 청년들에게 부담되고 있다”며 “기업이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일반 스펙은 과감하게 버리고 직무능력에 우선해 많은 지원자에게 공평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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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중복응답)으로 자격(54.9%), 학력(34.8%), 인턴 경력(28.0%), 학점(15.7%), 어학점수(11.2%) 등을 꼽았다. 학력보다는 직무 관련 자격증 소지 여부를 더 중시한다는 얘기다. 다만 1,000인 이상 기업에서는 학력(43.8%)과 자격(43.8%)을 동등하게 고려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공공사업본부장은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으로 직원을 선발한 기업에서 신입직원의 업무성과 향상은 물론 채용 후 조기 이직률을 낮추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졸 구직자의 채용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입사원을 주로 뽑는 공개채용을 하는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20.7%에서 올해 13.3%로 줄었다. 경력사원 위주의 수시채용을 하는 기업은 48.8%에 달했으며 37.6%는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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