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대규모 비리가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이 유력 언론사의 A논설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홍보대행사 대표 박수환씨와 모 언론사 논설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박 대표와 어떤 유력 언론사 언론인이 대우조선의 호화 전세기에 같이 탔던 것이 확인됐다”며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우조선 전세기 이용증명서류를 공개했다.
그가 이날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1년 9월6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로 영국 TAG 항공사 소속 10인승 전세기를 이용했다. 이 전세기에는 승무원을 제외하고 한국 국적 승객 7명이 탑승했으며 이 중 5명은 남 전 사장과 임직원, 나머지 2명은 박 대표와 모 언론사 논설주간이다. 그는 “해당 비행기는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비행기”라며 “일반인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호화 전세기를 타고 여행하면서 들어간 비용이 8,900만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해당 논설주간이 소속된 언론사가 이 시기를 전후해 대우조선에 우호적인 사설을 실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사건은 ‘박수환 게이트’로 번져나갈 조짐이 보인다. 눈덩이처럼 커지기 전에 박수환과 권력·언론의 부패 고리들을 찾아내 철저히 수사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해당 언론사의 경영기획실은 “본인이 전날 편집국에서 ‘대우조선이 당시 그리스 부도 사태 취재를 위해 초청해와 정상적인 취재를 했고 사설을 통해 취재 내용을 반영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3일 동안 이동 거리는 5,818Km이지만 당사자가 탑승한 구간은 1,087Km로, 전체 이동 경로 대비 금액을 환산하면 200만원대”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간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왜 특정 언론사의 논설주간만 대우조선과 상관없는 그리스 부도 사태 취재를 위해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당사자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진태 의원이 청문회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도 아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임에도 대우조선 비리를 들춰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본인의 상임위 소속 기관이 아닌 산업은행에 자료를 요청, 공개했다는 점에서 이날 추가 의혹 제기의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