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RA) 업계가 금융당국의 테스트베드(시험대)에서 첫 진검승부를 펼친다.
테스트베드에는 정보기술(IT)·핀테크 업체와 금융사가 단독으로 참여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어 참여 주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7월12일자 20면 참조
금융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RA 테스트베드 운영방안’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RA가 직접 투자자에게 자문하거나 자산을 운용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테스트베드 검증 통과를 내걸었다. 현재는 RA가 펀드매니저 등 금융사 운용 인력의 보조 역할만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금융업 면허가 없는 IT·핀테크 업체도 테스트베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기존 금융사도 테스트베드에 참여할 수 있고 IT·핀테크 업체와 공동으로 들어오는 것도 가능하다. 테스트베드 참여기업은 안정추구·위험중립·적극투자 등 세 가지 유형의 포트폴리오를 갖춰 최소 9개 계좌를 직접 운용해야 한다. 주식·펀드·파생결합증권을 운용할 수 있으며 검증 기간은 3~6개월이다. 최소 거래 규모가 큰 채권과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은 RA 운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투자자들은 참여 업체의 수익률과 변동성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테스트베드를 통과하면 IT·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심사위원회가 안정성·보안성 등을 최종 평가한다. 민간심사위의 검증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RA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일련의 과정을 모두 통과한 RA 업체는 테스트베드 통과 사실과 수익률 등의 성과를 광고에 활용할 수도 있다. 반면 검증받지 않은 RA는 테스트베드 미참여 사실을 광고·설명서에 밝혀야 한다. 테스트베드를 거친 RA 상품은 이르면 내년 6월 출시될 예정이다.
김기한 금융위 자산운용 과장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RA의 직접 자문·일임 서비스가 시작되면 소액투자자도 저렴한 비용으로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