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K 패션, 글로벌 SPA 마음 훔치다

콧대 꺾은 H&M, 국내 진출 첫 'K-스타일 컬렉션' 선봬

H&M,3개 스타일별 제품 출시…아시아 4개국 판매

유니클로도 국내 소비자 의견 반영한 라인 확대키로






K패션이 콧대높은 글로벌 패션기업의 마음을 훔쳤다. 최신 유행을 바로 흡수해 전 세계에 선보이는 글로벌 SPA(생산·유통 일괄) 브랜드들이 K스타일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출시하는가 하면 이를 다른 나라에까지 내놓아 K패션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SPA 브랜드 H&M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에서 영감받아 제작한 ‘K-스타일 컬렉션’을 출시했다. 데님과 스트라이프, 캐릭터 등 3개 스타일로 구성했으며 스타일별로 티셔츠와 셔츠, 바지, 모자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H&M이 지난 2010년 국내에 진출한 후 한국의 패션 스타일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K-스타일 컬렉션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홍콩, 일본 등 아시아 4개국에도 판매돼 눈길을 끈다. K패션이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자 유럽 스타일 중심의 H&M에서도 적극적으로 한국 패션을 앞세운 컬렉션을 아시아권 공략을 위한 전략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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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여성용 프리미엄리넨스탠드칼라셔츠. /사진제공=유니클로유니클로 여성용 프리미엄리넨스탠드칼라셔츠. /사진제공=유니클로


스웨덴에서 시작한 H&M은 유럽과 미주는 물론 아시아, 중동, 남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인 판매망을 갖춘 글로벌 SPA의 대표주자다. 국내의 경우 신규 매장을 내거나 명품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고객들이 제품 구입을 위해 밤샘 줄서기를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지만 다른 SPA 브랜드에 비해 한국화된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런 H&M이 5년 만에 자존심을 접고 K-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운 컬렉션을 출시한 것은 그만큼 K패션을 인정할 만한 수준이 됐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7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도 최근들어 한국의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국내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해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모든 진출국에 동일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왔지만 지난해부터 각 지역의 유행을 고려한 제품을 해당 지역에만 선보이는 등 과거에 비해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가을·겨울 시즌의 경우 스키니 실루엣에 대한 남성 소비자의 수요가 꾸준히 늘자 한국과 미국에서만 ‘스트레치 셀비지 스키니피트 진’을 내놨고 올 봄·여름 시즌에는 남성용으로만 제공되던 ‘프리미엄 리넨 스탠드 칼라 셔츠’를 한국에서만 여성용으로 출시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한류 영향으로 아시아권에서도 한국의 패션 스타일이 유행하자 글로벌 SPA브랜드들도 K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국내 SPA 시장이 여전히 글로벌 브랜드 중심이지만 토종 SPA 브랜드들도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 같은 변화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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