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이 증가함에 따라 한쪽 배우자(전 남편 또는 아내)의 국민연금을 나눠 갖겠다는 이른바 ‘분할연금’ 신청자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분할연금 수급자가 느는 것은 수십 년을 같이 살다가 갈라서는 노부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분할연금’을 신청해서 받는 수급자는 2010년 4,632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6,106명, 2012년 8,280명, 2013년 9,835명, 2014년 1만1,900명, 2015년 1만4,829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에도 분할연금 수급자는 1월 1만5,043명, 2월 1만5,380명, 3월 1만5,036명, 4월 1만6,413명, 5월 1만6,821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0년의 3.63배 수준이다. 올해 5월 현재 분할연금 수급자를 성별로 보면, 여자가 1만4,881명, 남자가 1,940명으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2015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혼인 건수가 줄면서 이혼 건수도 10만9,200건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해 전반적인 이혼은 감소했지만 황혼 부부의 이혼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2,600건으로 2005년(2만3,900건)보다 1.4배 증가했다.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전체 이혼의 29.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계속 증가해 작년에는 1만400건으로 10년 전(4,800건)보다 2.2배 늘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 제도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가질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분할연금 수급권은 1999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생겨났다. 가사노동 때문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더라도 혼인 기간 정신적, 물질적으로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일정 수준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다. 현재 분할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위스 등이 있다.
분할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법적으로 이혼해야 하고, 이혼한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타야 하며, 이혼한 배우자와의 혼인 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분할연금을 청구한 본인이 노령연금 수급연령(2016년 현재는 61세)에 도달해야 한다. 일단 분할연금 수급권을 취득하면 재혼하거나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 또는 정지되더라도 이에 상관없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분할연금 수급권 취득 이전에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했거나 장애 발생으로 장애연금을 받으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
분할연금 수급권리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이혼한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분할하자고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분할연금 수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였지만, 오는 11월부터는 ‘5년 이내’로 늘어난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