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네르는 국내 컴포트 슈즈(편안한 기능성 구두)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화 업체다. 매일 600~1,000족, 연간 24만족 이상의 구두를 생산하는데 연간 매출액이 500억원에 육박한다. 그 동안 숱한 위기 속에서도 바이네르가 10년 넘게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기능공 출신 김원길 대표의 장인정신이 경영현장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9월 이탈리아 기업 코디바로부터 ‘바이네르’ 상표권을 사들였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당시 동종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중졸 출신으로 학력의 벽을 넘어선 김 대표는 젊은 시절 전국 구두기능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기술자다. 그는 “한국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구두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해외수출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신발박람회에 10년 넘게 참석해 구두 트랜드와 신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다.
바이네르는 70개의 협력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는데 어음결제는 하지 않고 모두 현금으로 바로 대금을 지급한다. 협력업체와의 신뢰가 뒤따라야지만 최상품의 원부자재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지만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이네르는 고객의 쓴소리를 그대로 제품개발에 반영하는 등 ‘경청 경영’을 실천한다. 김 대표를 비롯한 바이네르 직원들은 기획 회의부터 디자인 선택, 출시 제품 확인, 매장 관리 등 제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다.
고객의 칭찬과 쓴소리를 60여개 매장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또 ‘워스트(worst) 톱 10’ 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곳곳에 판매율이 가장 낮은 제품 10개와 해당 제품을 만든 개발자 이름을 적어놓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제품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실패를 최소로 줄이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바이네르는 매년 1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장학회 설립과 복지시설 기부, 아프리카 우물파기 등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김 대표는 “멀리 길게 내다보고 풍성한 결실을 기대하면서 끊임없이 꿈의 씨앗을 뿌리다 보면 언젠가는 몇 배로 내게 되돌아 온다”며 “뿌린 대로가 아니라 그 몇 배로 행복과 기쁨을 되돌려 받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육군 훈련병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강연 요약본과 함께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힘들어도 괜찮아’라는 노래를 들려준다. 매년 병사 8명을 뽑아 호주에 1주일간 연수를 보내주고 4명에게는 7박 8일 유럽 연수를 지원한다.
또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을 돌며 어르신 효도잔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