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산업모세혈관 소공인 살리자] IoT 접목 '문래 머시닝밸리' 도약 담금질

3부. 협업 성공모델 소공인특화지원센터 -<5> 문래동 기계금속 지원센터

센터서 경영대학 세워 전문 교육

생산·품질관리·마케팅 경쟁력 쑥

고부가 가치 시제품도 공동 제작

IoT 새먹거리로 인생2막 재도전

서울 문래동 소공인센터 1층에 마련된 상설 제품판매전시장에 각종 기어 부품들이 진열돼 있다. 국내외 바이어들은 이곳에서 제품을 보고 센터를 통해 적합한 업체를 소개받는다. /백주연 기자서울 문래동 소공인센터 1층에 마련된 상설 제품판매전시장에 각종 기어 부품들이 진열돼 있다. 국내외 바이어들은 이곳에서 제품을 보고 센터를 통해 적합한 업체를 소개받는다. /백주연 기자




어깨 너머로 기계와 금속 기술을 배우며 서울 문래동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어 냈지만 장인들의 마음 깊숙한 곳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지난 2012년 문래동 기계금속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들어선 후 이들의 소망은 이뤄졌다. 센터에서 경영대학을 설립하고 생산관리, 품질관리, 마케팅, 노사관계, 법률, 컴퓨터 보조 설계(CAD) 등 다양한 과목을 개설한 것이다. 지금까지 총 4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8월 말 14기가 수료를 마쳤다. 같은 기수의 소공인들은 주 3회 2시간씩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안면을 익힌 뒤 이젠 일감과 정보를 공유하는 친밀한 사이가 됐다.

곽의택 문래동 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은 “경영대학 과정을 수료한 소공인들의 정책 이해도도 높아지고 참여도가 높아졌다”며 “최근에는 경영관리 이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교육 등 스마트 과정을 추가했고 이를 활용해 생산 주문을 받거나 고객과 소통하는 소공인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센터가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협업도 늘어났다. 문래동 소공인들은 산업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고부가가치 시제품을 제작하는 팀을 꾸렸다. 한 팀당 평균 10개 업체로 구성됐으며 총 6개 팀에서 녹조제거 기술과 임플란트 솔루션 등 첨단 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문래동 협동조합팀은 한국 기계 연구원 대구경북기술융합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반도체 검사장비의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하고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제작할 예정이다. 한국기계연구원 뿐만 아니라 생산기술연구원하고도 협약을 맺은 문래동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하나의 클러스터로 변해가고 있다. 곽 센터장은 “정부 기관이나 대학교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며 단순한 기계금속 기술 집적지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로 ‘문래 머시닝 밸리’란 이름을 붙여 재도약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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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 머시닝 밸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추세에 맞춰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도 바라보고 있다. 소공인센터 1층에 50평 규모의 상설 제품판매전시장을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각종 기어 부품과 금형 펀치 등 문래동 기계금속 업체 100곳의 제품이 진열돼 있다. 센터에서는 국내외 바이어들을 이 곳으로 초청해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한 뒤 적합한 업체를 연결해 준다. 같은 층에 마련된 창작지원실에서는 오래된 부품이어도 바로 설계 도면을 역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3차원 프린터가 구비 돼 있다. 생산시험연구원에 의뢰하면 보통 한 달 넘게 걸리는 반면 이 곳에서는 당일에 바로 도면을 받아갈 수 있어 시간이 단축된다.

최근 떠오르는 사물인터넷(IoT)을 산업에 접목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센터는 올해 명신기어를 시범 업체로 선정해 연구·개발(R&D)사업에 착수했다. 기계금속 공장에도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스마트 공장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곽 센터장은 “문래동 기계금속 기술자들의 평균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제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은퇴를 준비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센터가 들어온 후 기술과 융합하면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재도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시제품 제작을 원하는 많은 업체들이 문래동으로 몰려와 의뢰하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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