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도쿄증시 랠리는 BOJ-GPIF의 힘?

상장기업 4곳 중 1곳 최대주주

엔고 따른 기업실적 악화에도

무차별 주식매입으로 상승 견인

"부실기업 퇴출엔 걸림돌" 지적도

일본도쿄주식거래소(TSE)의 모습/사진=블룸버그통신일본도쿄주식거래소(TSE)의 모습/사진=블룸버그통신


일본은행(BOJ)과 세계 최대 연기금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도쿄증시에 상장된 기업 네 곳 중 한 곳의 최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과도한 증시 개입은 엔고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악화에도 도쿄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시장왜곡’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공적연금을 운용하는 GPIF와 BOJ가 도쿄증시 1부 상장사 1,970곳의 25%에 달하는 474개사의 실질적 최대주주로 밝혀졌다고 29일 보도했다.

두 기관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도쿄증시 1부 주식은 전체의 7% 수준으로 액수로 계산하면 총 39조엔에 달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집권과 함께 들고 나온 ‘아베노믹스’가 가동되기 전인 2011년 3월 말의 14조엔과 비교하면 25조엔이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닛케이225지수 평균이 70%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기관이 주가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일본 금융 전문가들은 닛케이225지수가 3,000엔 이상 과대평가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도쿄증시에서 BOJ와 GPIF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OJ는 지난달 말 상장지수펀드(ETF)의 연간매입 규모를 3조3,000억엔에서 6조엔으로 끌어올리며 추가 돈 풀기에 나섰으며 운용총액이 130조엔(약 1,420조원)에 달하는 GPIF 역시 ‘양적완화로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목표에 따라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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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두 기관의 무차별적 주식 매입이 경영사정이 좋지 못한 기업도 고평가하는 결과로 이어져 부실기업 퇴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BOJ가 양적완화에 대한 출구전략을 펼 때 증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하가누마 지사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영 규율이 느슨해지는 등 기업 거버넌스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한편 도쿄증시에서 해외투자가들은 발을 빼는 모습이다.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를 기준으로 해외투자가 주식보유 비율은 29.8%로 전년의 31.7%보다 줄어들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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