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증권가 또 낙하산 인사 논란 (종합)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증권금융 신임 감사로

"금융 전산분야 문외한 "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신임 감사조인근 한국증권금융 신임 감사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해온 조인근(사진)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소리 소문 없이 한국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금융분야의 경력이 전혀 없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가 증권업계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증권금융의 감사로 선임되면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증권금융은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다음달 초 임기가 끝나는 한규선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조 전 비서관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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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비서관은 지난 10년 넘게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전담해오면서 누구보다 대통령의 복심을 잘 아는 오래된 측근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지난 2004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출마하던 시절 메시지팀에 합류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총괄 부단장과 2011년 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 부실장 등을 거쳐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맡아 3년 반 동안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해왔다. 박 대통령과 같은 서강대 출신으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핵심 비서관들과 함께 오랫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표현해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달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해 청와대를 떠났지만 증권금융 감사에 선임되며 여의도로 돌아왔다.

대통령의 오랜 ‘스피치 라이터’이지만 금융분야 경력이 전무한 조 전 비서관이 증권금융의 감사로 선임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한창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금융투자협회 전무로, 지난해 9월에는 김준호 전 우정사업본부장이 금투협 자율규제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민간 금융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증권금융은 증권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증권업계의 은행과도 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프라 기관”이라며 “금융분야에 대한 이해도나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가 감사로 선임될 경우 리스크 집중 여부 등을 항상 감시 감독해야 하는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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