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고인돌] 서양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29일 당곡고서 '가자 역사 속 부의 길을 따라' 열려<br>대항해시대 이후 근대 서양의 경제적 변천사 소개

권홍우 본지 논설위원 겸 선임 기자가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의 인류역사 2000여년간의 GDP추세선을 통해 부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권홍우 본지 논설위원 겸 선임 기자가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의 인류역사 2000여년간의 GDP추세선을 통해 부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포르투갈 탐험가인 바스쿠 다 가마가 희망봉을 발견한 1497년을 기점으로 대항해 시대의 막을 올리게 됩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에 이어 아프리카와 인도에 이르기까지 항로를 개척한 유럽은 신대륙에서 금은보화에 귀한 향신료는 물론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예까지 배로 실어 나르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서양의 경제가 무서운 속도로 커나가며 전 지구적 메트로폴리탄을 형성하게 됩니다. 희망봉의 발견은 서양의 부(富)가 본격적으로 축적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이니 알아두면 좋겠죠?”

지난 29일 동작구에 위치한 당곡고 멀티미디어실에는 80여명의 학생이 방과 후에 모였다. 권홍우 본지 논설위원 겸 선임 기자의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 ‘가자! 역사 속 부(富) 길을 따라’를 듣기 위해서다. 권 기자는 대항해 시대는 당시 동양에 뒤쳐져 있던 서양이 세계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면서 사회 전 분야에 혁명을 이끌어 낸 중요한 사건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있는 고전 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4회째다. 이날 강좌는 동작도서관의 지역학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강의는 대항해 시대 이후 유럽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과 각 나라별 상황을 짚어나가면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1500년부터 약 200년간 세계의 범선 4분의 3을 만들었던 최고의 부자나라 네델란드,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도 위그노 전쟁을 치르느라 상대적으로 뒤처진 프랑스, 난방용 석탄 채굴 과정에서 탄광에 차오르는 물을 빼기 위해 만들었던 증기기관으로 방직기계와 증기기차까지 발명해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 등 근대 유럽국가의 성공 전략과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나갔다.

관련기사



“구텐베르그의 인쇄술 발명은 권력자의 소유물이었던 지식이 대중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된 사건이죠. 대중이 생각의 힘을 키우게 되면서 기술이 발전해 지식의혁명과 과학의 혁명을 불러왔어요. 또 신대륙에서 금이 유입되면서 생산품의 가격이 내려가는 가격혁명이 이어지고, 유럽에는 상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지요. 가히 혁명의 시대라고 할 수 있겠죠.”

17세기 튤립파동으로 최고 부자나라였던 네델란드가 투기의 광풍에 쇠락하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강의는 산업혁명, 과학혁명, 상업혁명 등으로 부자가 된 유럽이 제국주의로 나서 세계의 자원을 두고 전쟁을 벌이면서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부의 역사를 설명해 나갔다.

권 기자는 근대 서양의 경제사를 갈무리하면서 학생들에게 지식의 힘과 인식의 폭을 키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16세기 이후 세계에 대한 인식을 달리 했던 서양이 잠자던 동양을 뛰어넘었던 것처럼 미래의 주인공인 여러분은 사고력을 키워가면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씨줄과 날줄처럼 지식을 엮어가다 보면 세계를 보는 시야는 더 넓어진답니다. 아울러 꿈을 키워야 합니다. 먼저 좌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면 미래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여러분의 생각이 가 있는 곳, 시간을 쓰는 곳에 여러분의 미래가 있으니 그 곳에 집중 투자한다면 남들과는 다른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될 것입니다.” 500년 서양 역사를 2시간에 압축한 탓에 아쉬움이 컸지만, 학생들은 오늘날 서양의 경제와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

한편 올해 4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