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나 거주지역에 따라 기대수명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평균 기대수명은 저소득층보다 6년이나 더 길었고 서울 서초구의 고소득층과 강원도 화천군의 저소득층 기대수명 격차가 15년까지 벌어졌다.
서울대 의료관리학연구소와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 공동연구팀은 10일 '건강보험 빅데이터 공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09~2014년 건강보험의 가입자·사망자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보료 부과 소득 상위 20% 계층의 기대수명은 평균 83.7세, 하위 20% 계층이 77.6세였다. 남자의 경우 상·하위 20% 계층 간 기대수명 차이는 7.5년(81.1세·73.6세), 여자는 4.1년(86.0세·81.9세)이었다.
252개 시·군·구 가운데 소득 상위 20%의 기대수명은 서울 서초구가 86.2세로 가장 높았다.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화천군의 하위 20%(71.0세)보다 15.2년 더 길었다.
상·하위 소득계층 간 기대수명 격차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가 1.8년(86.1세·84.3세)으로 가장 적었고 화천군이 12년(83세·71세)으로 가장 컸다. 남성은 화천군이 16.2년(80.5세·64.3세), 여성은 경북 고령군이 10.5년(85.7세·75.2세)까지 벌어졌다. 반면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여성은 두 계층의 기대수명이 84세로 같았다.
17개 광역시도 중 두 계층 간 차이는 울산(4.0세), 서울·경기(5.2세)가 적었고 강원(8.1세), 전남(7.9세), 제주(7.8세)가 상대적으로 컸다. 광역시 자치구 중에서는 울산 북구가 2.4년으로 격차가 가장 적었고 부산 영도구가 9.8년으로 제일 컸다. 서울에서는 서초구가 3.3년(86.2세·82.9세)에 그친 반면 중구는 8.3년(85.0세, 76.7세)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강영호 서울대 의료관리학연구소장(의대 교수)은 "평균 소득과 의료기관이 적은 농촌 등은 도시지역보다 기대수명이 짧고 상·하위 소득계층 간 기대수명의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보료보다 정확한 소득자료를 토대로 소득계층 간 기대수명을 분석하면 이 같은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