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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슈퍼카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각 브랜드별로 글로벌 시장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앞다퉈 신차를 출시했다. 또 주요 브랜드가 국내에 공식 진출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품격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가격은 낮춘 엔트리급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주요 브랜드 중에서는 이탈리아 명차 마세라티의 도약이 가장 눈에 띄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총 등록 대수 자료를 바탕으로 역산한 결과 마세라티는 올해 10월까지 886대를 판매해 슈퍼카 브랜드 중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이미 지난해(726대) 판매량을 넘어섰고 지난 2013년(115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7배가 늘었다. 10월까지 마세라티의 총 등록 대수는 2,066대로 2,000대를 돌파했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인 FMK에 따르면 마세라티의 차종 중에서는 기블리가 가장 큰 인기다. 마세라티의 판매 차종의 절반 이상이 기블리였다. 마세라티의 프리미엄을 1억원 미만의 가격(9,820만원)에 누릴 수 있는 기블리 디젤의 성공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FMK 관계자는 "수입차가 흔해지면서 차별화를 원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마세라티를 선택하는 빈도가 높았다"며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존재감 있는 디자인과 독특한 배기음, 차별화된 프리미엄이 고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페라리의 도약도 눈에 띈다. 페라리는 올해 10월까지 총 8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기록(52대)과 비교하면 71%가량 증가했다. 대당 평균 4억원 이상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판매 증가율은 고무적이다. 페라리의 판매량은 캘리포니아T가 이끌었다. 페라리의 프리미엄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2억원 후반대로 대폭 낮췄고 도심에서도 불편함 없이 스포츠카 감성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유다. 적극적인 신차 출시도 페라리 질주의 비결이다. 대당 3억원 중반부터 시작하는 488 GTB와 488 스파이더를 글로벌 시장과 거의 동시에 국내 출시했다. 두 차종 모두 사전 계약이 50~60대씩 접수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 밖에 슈퍼 럭셔리카 중에서는 BMW그룹의 롤스로이스와 폭스바겐그룹의 벤틀리 판매가 크게 늘었다. 대당 4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는 올해 48대가 판매돼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45대)을 넘어섰다. 롤스로이스는 한국 고객을 위해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 트랙에서 대표 차종인 고스트시리즈2와 레이스를 체험해보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무겁고 중후한 느낌에 더해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을 적극 알리고 있다.
올해 3월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영화 '007'의 제임스 본드의 차 애스턴마틴 역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는 올해 판매량이 3,67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 급증하는 등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카이엔과 마칸 등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SUV 라인업을 갖고 있는 점이 포르쉐의 강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