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저유가 속 '깜짝 흑자' 기록한 SK이노베이션

정유업계는 글로벌 경제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업종 중 하나다. 유가 하락에 수요 감소, 정제 마진 부진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악조건을 뚫고 SK이노베이션이 3·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2배 이상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사업 부문에서 1,068억원을 비롯해 총 3,639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흑자행진으로 부진한 실적의 경쟁사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힘들다고 봤던 정유 부문마저 흑자를 거둔 깜짝 실적이다. 온갖 악재를 극복하고 달성한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률 1.2%는 놀라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4분기 4,700억원을 넘는 적자가 나자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는 각오로 급변하는 시장에 맞춰 체질을 빠르고 유연하게 바꿨다고 한다.

변화의 방향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중동을 탈피해 남미·아프리카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중질유를 들여와 곧바로 고도화 설비에 투입해 생산원가를 낮췄다. 장기계약으로 원유를 대량 확보한 후 안정 공급하는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었다. 300여종의 원유 샘플 특성을 분석한 원유 데이터베이스도 큰 역할을 했다. 유가를 직접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니 시장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어느 기업에나 위기는 찾아온다. 하지만 대처방법은 각기 다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회를 잡는 곳이 있는 반면 환경 탓만 하다가 그대로 주저앉는 업체도 생긴다. 지금 세계 경제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의 사례는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기업에 좋은 참고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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