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게릴라 출신 첫 女대통령서 탄핵까지…호세프의 정치여정

이민자 후손 가정 출신으로 군사정권에 맞선 브라질 여전사

좌파 정부서 에너지부·정무장관 등 두루 거쳐

암 이기고 2010년 대선 도전해 첫 여성 대통령 자리에

재정회계법 위반 혐의·경제위기로 끝내 탄핵

‘좌파 무장 게릴라’, ‘브라질의 대처’, ‘첫 여성 대통령’, ‘탄핵당한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정치 여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다.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후 변론에서 정치권이 재정회계법 위반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부결을 호소했지만, 끝내 탄핵을 피하지 못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탄핵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대통령이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호세프는 1947년 12월 14일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 주 벨루오리존치 시에서 불가리아계 이민자 후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젊은 시절 극렬 좌파 게릴라 조직에 투신해 독재 군사정권(1964∼1985)에 맞섰다.

1970년에는 투쟁자금 마련 목적으로 은행강도를 한 조직에 몸담은 혐의로 3년 가까이 옥살이를 했다.


호세프는 출소 뒤 브라질 최남부 리오그란데 도 술 주의 주도 포르투 알레그레에 있는 연방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또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 대학에서 경제통화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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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정치인으로 변신해 합법적인 투쟁의 길을 택했다. 1980년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서 노동자당(PT)의 전신인 민주노동당(PDT) 창당에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지방정부의 재무국장과 에너지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01년 노동자당에 입당해 빈민 노동자 출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3년 1월 룰라 행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2005년 6월에는 수석장관인 정무장관에 기용돼 5년 가까이 재직했다.

2009년 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아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굳건히 병마를 이겨낸 뒤 2010년 대선에 도전,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아울러 2014년 말 재선 승리로 브라질 사상 연임에 성공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4년에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재정회계법 위반 혐의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가리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이를 되돌려주지 않는 등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여기에 물가상승을 동반한 최악의 경기침체와 정관계 부정부패 의혹으로 민심이 급속히 등을 돌리면서 탄핵 정국을 부채질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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