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한국형 헤지펀드' 소형 증권사 새 먹거리로

규제 완화로 진입장벽 낮아져

코리아에셋·토러스투자증권

공모주·국채 투자상품 출시

LIG·교보 등도 시장 진출 채비

0216A20 증권사 헤지펀드 상품0216A20 증권사 헤지펀드 상품


소형 증권사의 새로운 돌파구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조명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운용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개별 증권사가 특화 사업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헤지펀드 운용업 등록을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앞서 토러스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NH투자증권(005940)에 이어 국내 증권사 중 두 번째로 헤지펀드 운용업 등록 절차를 마쳤다.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하나의 상품에 49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다. 투자 대상은 주식·채권·부동산·파생상품 등 제한이 없고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정보교류 차단 장치(차이니스월)를 갖춘 증권사에 헤지펀드 운용을 허용해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증권사는 이해 상충 문제로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것이 제한됐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이달 안에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총 400억원 규모의 1호 헤지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공모주 투자 상품이 자리를 잡으면 연내 임대형 주택을 대상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 헤지펀드도 선보일 방침이다. 목표수익률은 연 8% 안팎으로 설정했다. 김홍관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전무는 “중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와 해외 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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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러스투자증권은 이미 국채를 투자 대상으로 삼은 첫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일단 1,000억원 규모로 헤지펀드를 조성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는 1조원 규모로 불려 나갈 계획이라는 게 토러스투자증권의 설명이다. 목표수익률은 연 2.75%로 잡았으며 3개월 단위로 환매가 가능하다. 이기하 토러스투자증권 상무는 “만기에 따라 국채의 금리가 달라지는 점을 활용해 공매도 등의 전략으로 기준금리(1.25%)의 2~3배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LIG투자증권은 헤지펀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교보증권(030610)은 금융당국과 사전 조율을 마친 상태로 이달 안에 헤지펀드 운용업 신청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형사보다는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소형 증권사가 더 활발하게 헤지펀드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줄곧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소형 증권사의 주요 자금줄인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대폭 감소하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 규제가 완화된 헤지펀드 시장을 선택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분류돼 기업 신용공여(대출)·프라임브로커리지(헤지펀드 중개 서비스) 등 여러 기회가 있지만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소형 증권사의 먹거리는 한정된 것이 사실”이라며 “개별 소형 증권사가 특화된 운용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헤지펀드 시장을 돌파구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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