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통키타 가수 라고 하면 송창식이 아니라, 버스커버스커부터 떠올리게 되지 않았나요?”
CJ E&M(130960)의 음악부문의 안석준(사진)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CJ E&M의 음악부문의 성장에는 5년 전 도입한 미국식 메이저 레이블 시스템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음반 시장 선진국인 미국에서의 메이저 레이블은 자체 가수 보유, 음원 및 음반 제작, (소규모)서브레이블 지원 통한 아티스트 확보, 마케팅 등을 할 수 있어 효율성이 크다”면서 “소니뮤직과 유니버셜뮤직 등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SM·YG·JYP 등 ‘빅3’ 기획사는 미국에서는 프로덕션이라는 사업 형태”라며 “CJ E&M은 다비치·SG워너비·김필 등 가수를 보유하고 있고, 기획사 108곳에 투자해 해당 회사의 가수들의 음원·음반 유통도 함께 하는 등 미국의 메이저 레이블과 유사한 사업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가 2011년 CJ E&M의 음악 부문을 맡았을 당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음반 업계의 관행인 채권형 선급금 투자 방식으로 음원·음반 제작 및 유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채권형 선급금 투자 방식은 가수 매니지먼트사 등에 음반 제작 비용을 미리 빌려준 후 대출금을 되돌려 받는 일종의 대부업으로 CJ E&M과 같은 음반 유통사들이 모든 리스크를 가수 측에 떠넘기는 잘못된 관행이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이러한 관행이 낳는 폐해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가수 매니지먼트사 및 서브레이블에 지분 등을 투자해 유통사와 서브레이블이 서로 책임지는 관계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시스템 혁신에 힘입어 CJ E&M 음악 부문은 업계를 선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CJ E&M은 AOMG, 하이라이트레코즈 등 힙합 레이블에 지분 투자를 통해 다양한 음악 장르가 메이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에 지코의 ‘나는 나 너는 너’,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등 자제 및 공동제작한 음원들이 커다란 인기를 끌며 자제 제작 음원 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유통 기반 사업(가온차트 디지털 상위 100위 내 기준)에서도 멜론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한 로엔(20%)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34%로 1위에 올라섰다. 콘서트 기반 사업(인터파크 상위 50 사업자 기준 )에서도 시장 점유율 11.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이하 기획사는 대부분 2%대 이하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메이저 레이블을 표방해 음악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안 대표는 자신의 노력이 대중음악의 장르를 다양화하고 음악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데 한몫을 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홍대 등에서 활동하던 힙합 가수들이 방송에 출연하면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음원 소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음악 산업을 확장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서 “과거엔 통기타 하면 송창식 정도만 떠올렸지만 이제는 ‘벚꽃엔딩’을 부르는 버스커버스커를 떠올리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안 대표는 CJ E&M 음악부문을 통한 K-팝(Pop)의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남미가 한류 시장의 마지막 보루라고 판단해 K-팝 콘서트를 처음으로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CJ E&M이 비스트와 포미닛을 데리고 브라질에서 콘서트를 열었다”면서 “이제는 남미가 아시아 시장에 버금가는 콘서트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 또한 안 대표의 주요한 관심사다. 그는 중화권의 인기 연예인 오영결과 직접 전속 계약, 일본 CJ Victor 설립 등을 통해 한국 매니지먼트 및 콘텐츠의 현지화를 시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안 대표는 콘서트 중심의 신개념 아이돌 ‘소년24’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상품의 K-팝을 발굴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소년24’는 서바이벌을 통해 선발된 24명이 ‘소년 24‘ 전용관에서 브로드웨이식 상설 K-POP 라이브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 사진제공=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