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철통 같다던 싱가포르도 지카 방역실패 자인했는데

싱가포르 정부가 지카 바이러스 방역 실패를 자인했다. 8월27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일주일도 안 돼 확진자 수가 150명을 넘어섰고 환자 발생지역도 거의 전 지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급기야 리셴룽 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국토 전역에 바이러스가 전파됐음을 인정하고 매개체인 모기 박멸에 전 국민적 협조를 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싱가포르는 철저한 감염병 관리체계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럼에도 이번의 지카 방역 실패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열대지역이라지만 좁은 면적에 아파트 방식의 공동주거 시설 등 여러 가지로 흡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우리 방역당국도 올여름에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 각종 후진국형 전염병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처지다. 최근 들어 발생한 콜레라도 국내에서는 2001년 이후 나타나지 않았던 전형적인 후진국형 전염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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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기후변화로 감염병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예사로 들어서는 안 된다. 남미나 동남아 등 열대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지카 환자가 이미 11명이나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진국인 싱가포르 정부의 실패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우리 정부도 경계심을 갖고 방역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민·관·교육청 등 전 부서를 아우르는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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