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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지배를 노리는 중국, 달 탐사 경쟁에 돌입!

우주정거장, 유인 달 탐사, 정찰 위성... 중국은 분명 우주 초강대국의 자리를 원한다





201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은 이제까지 가보지 못했던 곳인 달의 뒷면에 가게 될 것이다. 달의 뒷면은 언제나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기에 오랫동안 수수께끼에 싸인 곳이었다. 달의 뒷면에는 어떤 인공 물체도 가 본적이 없다. 달 뒷면 탐사 임무는 공학기술의 집대성이 될 것이다. 약 40만 km를 비행할 수 있는 수백 톤의 로켓, 무인 착륙선, 무인 달 로버 등이 필요하다. 무인 달 로버는 센서, 카메라, 적외선 분광계로 수십억 년 묵은 달 뒷면 흙 속의 비밀을 파헤칠 것이다. 이 임무에서는 달에 있다는 헬륨3도 탐사할 것이다. 헬륨3은 핵융합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유망한 자원이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탐사를 진행하며 달에 다섯 개의 별이 박힌 자국 국기를 휘날릴 나라는 다름 아닌 중화인민공화국이 될 것이다.

다년간 우주 개발에 투자하고 전략을 수립한 중국은 우주 개발 분야의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우주를 지배하는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 창어(嫦娥) 4호의 달 탐사 임무는 우주를 민간 및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으로 여기는 중국의 시각과 야심을 보여주는 일례다. 현재 중국은 인공위성을 사용해 항공기, 미사일, 무인기를 유도하고 있으며, 작황을 파악하고 외국 군대의 기지를 정찰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중국의 로켓 발사와 유인 우주 탐사는 엄청난 국가적 자부심을 불러일으킨다.


조지 워싱턴 대학 우주 정책 연구소의 창립자인 존 록스던은 “중국은 우주 개발 능력을 세계 선도국가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중국은 우주 개발 능력을 통해 초강대국의 지위를 인정받을 겁니다”고 말했다.

중국의 우주 개발 예산은 NASA의 예산(2016년 193억 달러)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은 매우 활발하게 우주 개발에 임하고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 중국은 19회의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러시아(26회)에 이어 세계 2번째이고, 미국(18회)보다도 앞선다. 앞으로 수십 년 후면 중국의 우주 개발 임무 분야는 NASA와 대등, 혹은 능가하는 수준으로 다양해질 것이다. 중국은 2030년대 초반에 양자 통신 위성 발사 및 유인 달 탐사 임무도 진행할 계획이다.

달에 사람을 보내게 되면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유인 달 탐사를 한 유일한 나라가 된다. 또한 21세기에 우주가 갖는 군사·경제·정치적 의미도 달라질 것이다. 중국은 초대형 로켓, 유인 우주 정거장, 세계 최대 규모의 위성 이미징 및 항법 네트워크 계획을 갖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 모든 것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유인 우주비행으로 가면 더욱 그러하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전략 국제문제 연구 본부의 소장 제임스 루이스는 “걱정되는 건 중국이 어느 날 갑자기 미국을 추월하는 게 아닙니다. 딴청피우고 있던 미국이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중국이 우주에서 더 크고 강력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걸 깨닫게 되는 게 걱정되는 겁니다”라고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미국의 우주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국가 관련 항공우주기업들과 국가항천국(CNSA)의 합작을 통해 중국군을 지원하는 이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우주선 건조 주 계약자), 그리고 그 자회사인 중국운재화전기술연구원(중국 장정 로켓 설계를 지원), 중국공간기술연구원(중국산 위성 다수를 설계), 중국항천과공집단공사(항법 위성의 원자시계 등을 제작하는 방위산업체) 등의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연관관계는 중국의 로켓 개발 초창기부터 시작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로켓 개발 역사가 시작된 곳은 미국이었다. 중국 로켓 기술의 아버지로 꼽히는 인물은 첸쉐선(錢學森)이다. 그는 1935년 MIT에 입학했으며, 맨하탄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이후 칼테크 대학의 유명한 제트 추진 연구소를 공동창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카시즘이 극성이던 시기, 그는 공산주의자로 몰려 5년간 가택 연금을 당했다. 그리고 1955년 그는 중국으로 귀국했다. 중국에서 그는 영웅 대접을 받았다. 그는 중국의 탄도 미사일과 우주 로켓을 개발했다. 그가 개발에 참여한 장정 로켓은 오늘날에도 중국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쓰이고 있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정밀 통신 위성 및 정보 위성들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다. 또한 외국에 저렴한 위성 발사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타이코넛(북경어로 우주를 의미하는 타이콩(太空)과 그리스어로 선원을 의미하는 넛(naut)을 합성한, 중국 우주비행사를 나타내는 단어>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했으며 유인 우주 탐사선 및 우주기 제작도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 2003년 우주비행사 양 리웨이가 탑승한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 21시간동안 우주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중국의 우주 개발에 이정표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중국의 행보는 빨라진다. 다인용 우주선 발사, 우주 유영 등이 있었고, 2011년에는 2인용 우주 실험실 톈궁(天宮) 1호가 발사되었다. 2017년 초에는 중국의 1세대 화물 우주선인 톈저우(天舟: 하늘의 배) 1호를 발사할 것이다. 톈저우 1호는 중국 우주 실험실과 도킹해, 과학 실험에 필요한 보급품을 전달할 것이다.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들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소련이 해왔던 일들의 단순한 반복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의 QUESS 위성과 같은 우주선들을 보면 그런 생각은 옳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QUESS 위성은 이번 달이 넘어 가기 전에 이미 발사되어 비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QUESS는 우주 규모 양자 실험(Quantum Experiments at Space Scale)의 약자다. 이 위성은 세계 최초로 양자 암호화된 정보를 지상에 발신할 것이다. 정보를 광자 같은 양자 상태의 입자를 통해 발신하므로, 제3자의 도감청 시도나 정보 변조 시도가 있을 경우 수신자와 발신자는 그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때문에 양자 암호는 이론상 해독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 세계 전자 감시의 시대에 양자 통신망은 가장 뛰어난 사이버 첩보 작전에도 안전하다. 이로서 중국군과 정보기관의 자산들은 잠재 적국과 스파이들에게 들키지 않은 채 통신이 가능하다. 양자 통신을 사용하는 국가가 중국 외에 없다면 과학 및 전략 보안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며, 경제 보안 역시 강화할 수 있다. QUESS 연구자들에 따르면 장기적인 목표는 경제 통신 보안을 높이는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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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발전하는 중국의 우주 역량이 중국 정부와 미국 정부 간의 지정학적 마찰을 일으킬 것은 뻔하다. 비록 미-중 양국은 서로 활발한 무역 거래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상대방을 자국 안보에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국가 안보 관련 보고서에서는 중국의 우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갈수록 불편한 어조로 다루고 있다. 미국과 소련이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배웠듯이, 우주 공간에서의 체제 과시 능력은 지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달 탐사로 생기는 군사적 이득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로 인해 생기는 지정학적 이익은 분명히 존재한다. 루이스는 “중국은 미국보다 달에 먼저 사람을 보낼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천체에도 사람을 보낼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그러려고 하고 있지 않아요. 지금 당장은 미국이 우주 개발 최강국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중국이 새로운 우주 개발 최강국이 된 상황을 인정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는 우주를 향한 중국의 도약이 우주 공간에서의 협력관계를 재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CNSA는 꾸준히 가까운 장래의 임무 목표, 그것도 상당히 현실성 있는 목표를 제시한다. 미국이 걸핏하면 떠드는 화성 탐사 같은 막연한 목표와는 격이 다르다. 독일 괴팅겐 대학의 중국 기술 정책 전문가이며 객원 교수인 알라나 크롤린코우스키는 “이런 상황은 활발하게 우주 개발을 하고자 하는 많은 국가들은 중국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수립하게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한 미국과 뜻이 맞지 않는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간편하고 저렴한 우주 개발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베네주엘라, 라오스, 나이지리아, 벨로루시 등의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산 군용 위성 항법 시스템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장차 우주에서 획득한 정보를 타국과의 동맹 체결에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대로라면 중국은 올 하반기에 톈궁 2호 우주 실험실을 발사한 후, 우주비행사 1명을 파견해 궤도상 영구 유인 거점을 만드는 데 중요한 기술을 실험할 것이다. 이 거점의 첫 모듈인 톈궁 3호는 중국에서 가장 크게 드러내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톈궁 3호의 발사는 2022년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 우주 연구의 새 시대를 열 것이다. 톈궁 3호에서는 3명의 우주비행사가 생활하며 여러 과학 연구를 할 수 있다. CNSA가 다른 나라들의 실험 및 우주비행사 참여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미국 의회는 NASA와 CNSA간의 협력을 금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이 톈궁 3호 임무에 참가할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미국과 현재 협력하고 있는 국가들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어찌되었든, 2024년 국제우주정거장이 폐쇄되면 가동 중인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는 중국 말고는 없게 된다.

냉전 때와 마찬가지로, 우주 개발이 평화를 증진시킬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미국처럼 우주에 군사 및 민간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우주개발은 그 속성상 위험하다. 때문에 미·중 두 나라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내키지 않더라도 협력할 수밖에 없을 가능성도 크다.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전 세게는 우주 기반 통신 및 항법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우주 시대에 걸맞은 규칙을 함께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현재로서는 태양계는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닌, 인류 공동의 것이다.


■ 더욱 큰 발사체
지난 6월, 중국은 장정 7호를 발사했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거대 로켓 중 최신형이다.


1. 화물 구역은 위성을 비롯한 탑재물을 궤도로 실어 나른다. 2. 제2단 로켓에는 액체산소와 케로신 탱크가 있다. 3. 4개의 엔진은 추진제 71.7톤을 사용한다. 4. 부스터는 불꽃 분리 방식으로 분리된다. 5. 총 추력은 7,080킬로뉴튼이다.1. 화물 구역은 위성을 비롯한 탑재물을 궤도로 실어 나른다. 2. 제2단 로켓에는 액체산소와 케로신 탱크가 있다. 3. 4개의 엔진은 추진제 71.7톤을 사용한다. 4. 부스터는 불꽃 분리 방식으로 분리된다. 5. 총 추력은 7,080킬로뉴튼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Clay Dillow, Jeffrey Lin, and P.W. Singer

By Clay Di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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