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무리한 경제민주화 법안, 양극화 부르는 연목구어"

與 김종석·유민봉·강효상 의원

'美 실패 교훈' 국회 세미나

황인학 위원·신장섭 교수 등

경제전문가들 우려 목소리

"미국식 구조조정이 양극화 주범

재벌만 옭아매는 인기영합 정책

금융투자자 파워만 더 키워

장기성장 기반 갉아먹을 것"

신장섭(왼쪽부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 토론회에서 토의하고 있다./연합뉴스신장섭(왼쪽부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 토론회에서 토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 기반을 갉아먹는 근시안적 경제민주화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현재 국회에 무더기로 제출돼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경제 양극화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는 ‘연목구어(緣木求魚)’ 법안이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김종석·유민봉·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트럼프 현상의 뿌리와 한국 경제의 대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토론자로 나선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의 장기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근시안적 포퓰리즘 법안은 지양돼야 한다”며 “방향성이 잘못된 입법 활동은 기업가 정신과 경제 성과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국제적 정합성에 맞지 않는 ‘우리만의 규제’는 없애나가야 한다”며 “다중 대표소송, 납품단가 연동제, 이익공유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Korea)’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Galapagos)’로 변해가면서 ‘콜라파고스(Kolapagos)’의 모습을 띠고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정부 정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시장 진입을 규제하거나 가격책정에 개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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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제를 맡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 양극화 원죄는 과거에 만들어진 대기업 위주의 모델에 기인하는 것이라기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미국을 글로벌스탠더드로 삼아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서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미국의 경제민주화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펀드 자본주의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가운데 금융투자자들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식 시장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경제민주화가 재벌에 대한 비판에 초점을 두고 전문경영 체제를 이상향으로 삼고 있다”며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도 마찬가지 이유로 연목구어 법안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법안들은 대기업의 투자와 자원 배분에서 그렇지 않아도 강해져 있는 금융투자자들의 힘을 더 강화시키는 것들이기 때문에 경제 양극화를 오히려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론도 제기됐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과거 우리 경제는 추격형 낙수효과 모델과 권위주의 정치질서로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유효성이 소멸했다”며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한 벌칙이 약한 만큼 엄정한 법 집행으로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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