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국 소비자·정부, 값싼 친환경 에너지 찾겠단 환상 버려야"

집단에너지協 'CHP 지원' 좌담회

천연가스 발전 단가 높다며 외면

美·유럽선 고효율CHP 적극 육성

환경보호·에너지 안보 위해 필수

기업투자 확대 지원정책 등 시급

한국집단에너지협회와 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해 6일 서울시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해외 주요 국가의 열병합발전소(CHP)의 역할과 지원정책’ 좌담회에 참석한 이창호(왼쪽부터) 한국전기연구원(KERI) 박사와 사회를 맡은 박종배 건국대 교수, 폴 보스 유로히트·파워 사무총장, 프랭크 펠더 미국 뉴저지주립대 교수, 후쿠시마 료 일본 집단에너지협회(코젠) 사무국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집단에너지협회한국집단에너지협회와 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해 6일 서울시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해외 주요 국가의 열병합발전소(CHP)의 역할과 지원정책’ 좌담회에 참석한 이창호(왼쪽부터) 한국전기연구원(KERI) 박사와 사회를 맡은 박종배 건국대 교수, 폴 보스 유로히트·파워 사무총장, 프랭크 펠더 미국 뉴저지주립대 교수, 후쿠시마 료 일본 집단에너지협회(코젠) 사무국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집단에너지협회




중국 베이징을 대낮에도 암흑천지로 만든 스모그를 보며 각국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빚은 참상을 목도한 후에는 원전폐쇄 움직임이 독일을 비롯한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제 세계는 화석연료 대신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로 이뤄진 친환경에너지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추세다.

한국은 거의 유일하게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나라다. 석탄발전소와 원전 신증설은 계속되고 있고 천연가스는 발전단가가 높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만드는 열병합발전소(CHP)는 정부 지원은커녕 페널티를 받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집단에너지협회가 미국·유럽·일본의 에너지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CHP를 비롯한 친환경에너지를 적극 육성할 수 있도록 한국 소비자와 정부의 에너지에 대한 관점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값이 싸면서도 친환경적인 에너지는 존재하기 어렵다”며 “한국은 소비자·정부 모두 ‘값싼 친환경에너지’를 찾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에너지 시장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값이 싸다는 이유로 석탄·원자력 등 전통 에너지원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가격이 비싸더라도 천연가스·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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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KERI)의 이창호 박사는 “최근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전력 요금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에서 화석연료 대비 가격이 높은 천연가스를 활용한 CHP는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CHP 사업자 34곳 중 지난해 21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 박사는 “CHP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 에너지 효율이 85~90%에 이르지만 갖가지 규제를 받고 있다. 미국·유럽 등처럼 CHP를 신재생에너지로 간주해 신재생공급의무비율(RPS) 제도 시행 대상에 포함하고 합당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혜택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유럽·일본에서는 CHP를 고효율 친환경에너지원으로 분류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고 이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프랭크 펠더 미국 뉴저지주립대 교수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총 20개 주에서 CHP를 RPS 적용 대상으로 인정하고, 특히 매사추세츠주는 고효율 CHP 설비를 신증설하는 사업자에 1㎾당 750달러씩 투자 비용을 지원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유로히트·파워의 폴 보스 사무총장도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80~95% 줄인다는 게 유럽연합(EU)의 목표”라며 “CHP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발전 형태로서 각 EU 회원국은 CHP를 신재생에너지로 간주해 보조금·세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CHP를 적극적으로 키우려면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비중 확대에 대한 뚜렷한 목표 제시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보스 사무총장은 “독일에서는 지난 10년간 CHP를 비롯한 친환경에너지를 육성하면서 전력 소매가가 올라 대중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그럼에도 정치권이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서 이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본 집단에너지협회의 후쿠시마 료 사무국장은 “CHP의 경우 장기적 투자 안정성이 없다면 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 안정성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끝으로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주권의식이 선행돼야 CHP를 비롯한 친환경에너지가 한국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뒤 “시장경제의 원칙과도 조화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시급하다”면서 이번 좌담회를 마무리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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