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재정적자 줄이자"...허리띠 조이는 사우디

국가 프로젝트 3분의1 전면 취소

지출 200억弗이상 줄이기로

방만한 정부조직 개편도 검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국가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해 지출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200억달러(약 21조8,000억원) 이상 줄인다는 목표다. 정부 지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사우디에서 국가 프로젝트 축소는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 등 세계 각국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 정부가 690억달러 규모의 국가사업과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1가량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일부 정부부처 통폐합 등 방만한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사우디 정부 측은 통신의 확인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지난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하는 등 나라 곳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각종 보조금 삭감 등 복지혜택을 줄였지만 여전히 과도한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사우디 적자규모가 GDP의 10%가량으로 지난해보다는 줄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의 재정개혁은 왕위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부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석유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 벗어나겠다는 ‘탈석유’를 선언한 빈 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 경제의 실세로 국부의 90% 이상을 점유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람코 상장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를 조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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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우디 정부의 재정개혁은 단기적으로 아랍 최대 경제대국인 사우디의 성장둔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존 스파키아나키스 걸프리서치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지출 감소는 민간 부문의 성장까지 낮출 수 있다”며 “이런 현상은 이미 올해 초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라자 아그하 브네시토르그방크(VTB)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 정부의 경제다변화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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