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이 급등하면서 배추 가격이 포기 당 1만 원까지 치솟았다. 폭염 여파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이른 추석으로 수확도 제대로 안 된 탓으로, 가정마다 김치 담글 엄두도 못 내는 형국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치 필수 재료인 배추의 소매가는 수도권 등 전국 곳곳에서 포기 당 1만 원까지 폭등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제품은 1만원 이하로 거래되기도 하지만 상품 배추는 1만3,000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지난해 같은기간(2,861원)보다는 최대 4.5배, 4,000원 내외였던 한달 전보다도 3배나 높다.
배추 도매가 역시 지난해에 비해 4배 가량 급등했다. 이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집계한 배추 도매가는 10㎏ 당 1만8,251원으로 지난해 주간 평균가보다 354% 올랐다. 사전 계약재배 물량을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서도 배추 가격은 포기 당 7,000~8,000원선으로 고공행진중이다. 강원도 대관령조합 관계자는 “올해 배추 성장기에 비가 오지 않고 폭염까지 더해져 배춧속이 차지 못했다”며 “농가와 계약한 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상품성있는 채소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배추와 함께 김치 담그기 위한 핵심 채소인 무 도매가도 18kg당 1만6,376원으로 전년대비 203%나 상승했다. 풋고추(347%), 토마토(266%), 애호박(238%) 등 주요 채소 가격도 2~3배 급등했다.
주요 채소 가격이 이렇게 뛴 것은 지난해보다 추석이 열흘 이상 빨리 찾아오면서 장기 폭염에 부쩍 오른 채소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새 없이 명절 성수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명절 전 미리 김치를 준비하던 주부들은 김치 담그기를 포기하는 대신 포장 김치를 찾는 실정이다. 실제 대형마트의 포장김치 매출은 이달 들어 40% 이상 늘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신장률은 40%를 웃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요가 큰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김치 없이 명절을 쇨 판이라는 주부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배추 가격을 연휴 직전까지 포기 당 6,980원으로 동결해 물가 안정세에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