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부채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 부채는 건강에 유익할 수도 있고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하는 식이 지방과 비슷하다. 부채는 생산적인 부채와 비생산적인 부채로 나눌 수 있다. 건전한 수준의 부채는 경제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물론 규모가 지나치면 도리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재정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 세계 부채 수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신흥국만 놓고 보면 민간 부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수준이 135%로 2007년의 76%와 비교해 급등했다. 중국 시장을 빼놓고 따져봐도 부채 수준은 64%에서 87%로 빠르게 상승했다. 물론 부채 규모가 늘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 시장에서 부채 문제의 책임은 민간부문에서 공공영역으로 넘어갔다. 이는 정부의 높은 부채 수준이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채무자와 채권자 모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민간 부문에서 신용 사이클이 상승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때문에 잠재적인 경제 성장까지 억제되고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그동안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민간 신용 사이클이 이미 역풍으로 바뀌었다. 경기 반등 시기도 점차 늦춰지는 분위기다. 결국 앞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저금리 기조가 오래 이어지면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투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거보다는 유연한 방식으로 수익률을 추구해야 한다. 예를 들면 현금 흐름이 양호하고 배당지급률을 늘릴 여지가 있는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다. 나아가 투자자는 시야를 확장해 부동산·우선주·사모사채 등 대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증세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구해 세금을 줄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발 빠른 자산 배분을 통해 위험요인을 피해야 한다.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걸쳐 전문성을 결합하고 특정 비교지수(벤치마크)에 한정되지 않는 형태의 투자에 나설 때다.
채무 붕괴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는 것은 현명한 투자 판단이 아니다. 오히려 좀 더 공격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때 투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