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에 이어 환율까지 급락하며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최근 물류난으로 수출운임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마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원화강세) 수출기업들은 비상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특히 우리 경제를 앞장서 이끌던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환율하락, 물류대란의 3중 파고에 직면해 조 단위의 이익 하락이 예상되는 등 주력기업의 실적이 당장 올 3·4분기부터 상당폭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7일 “국내 제조업체들의 운송비용은 영업이익의 15% 안팎에 달해 물류대란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 체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수출화물의 운임이 치솟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63.06을 기록해 전주 대비 27.9%나 급등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SCFI는 글로벌 해운시장의 대표적인 운임지표다. 미국 서부지역이 같은 기간 51.4% 올랐고 미국 동부와 구주(유럽)도 각각 45%, 37.8%씩 상승했다. 모두 국내 수출기업의 핵심 노선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운임 상승은 극성수기인 9월을 맞아 각 선사가 일괄운임인상(GRI)에 나선 결과지만 9월 중순 성수기할증요금이 부과되고 10월 초 또다시 GRI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운임 상승세가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일부 유화업체들은 컨테이너 하나당 2,500~3,000달러 정도 하던 남미행(行) 수출운임이 최근 최대 5,000달러까지 올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진해운 선박을 주로 이용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급행 수출화물을 현대상선 선박에 옮겨 실으면서 전보다 50%가량 높은 운임을 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까지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5원20전 급락한 1,09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환율 급락으로 수천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으며 상당수 업종에서도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