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자연 벗삼은 글씨...'氣·韻' 꿈틀거리다

서예가 김창동 고희전 세종미술관서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열어

명필 父 고당 김규태의 필법 계승

서예가 창석 김창동 /사진=작가 제공서예가 창석 김창동 /사진=작가 제공


조선 중기 문신 한훤당 김굉필(金宏弼·1454~1504)의 13대손으로, 20세기 전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마지막 유학자’이자 명필로 이름 높은 고당 김규태(1902~1966)는 슬하에 9남 1녀를 두었다. 가학(家學)으로 한문을 익힌 형제 중에서도 유독 글씨에 재능을 보인 7남 김창동에게 고당은 ‘네가 이을 것이다’라는 뜻으로 ‘여승(汝承)’이라는 자(字)를 내리며 자신의 계승자로 점찍었다. 이후 김창동 씨는 일중 김충현과 송곡 안규동을 사사했고, 한국 서단의 주요 인물로 성장했다. 국전에서 열 번이나 입선했고 투 번의 특선을 받았다.

창석 김창동 ‘묵가제호’ /사진=작가제공창석 김창동 ‘묵가제호’ /사진=작가제공


일흔을 맞은 한국 서예계의 대가 창석 김창동의 개인전이 오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내 세종미술관 1관에서 열린다. 2006년 회갑전 이후 10년 만인 이번 ‘고희전’을 계기로 ‘초서천자문’과 ‘예서천자문’ 등 2종의 천자문을 출간한다. ‘글씨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책을 만들든 글을 내보이든 70살은 되어야 한다’는 선친의 유지를 받들고자 일흔을 기다려 출간한 천자문이다. 다양한 서체에 능한 창석이지만 특히 그의 예서와 초서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작가는 10여 년 전부터 문방사우를 챙겨 지리산 천왕봉·태백산·월출산·합천 해인사 등 명산과 명소 50여 군데를 찾아다니며 글씨를 썼다. 자연을 벗 삼은 글씨라 유려하면서도 동시에 기(氣)와 운(韻)이 생동한다. 전시에는 그렇게 쓴 500여 점에서 엄선해 선현의 지혜를 적은 격언 200여 점, 자연의 감동과 깨우침을 되새긴 글귀 200여 점이 걸린다. 김굉필의 비문을 비롯한 비문 20여 점, 금강경·도덕경 등 병풍 20벌도 선보인다. 작가가 당대 최고 전각가들에게 받아 모은 전각 100여 방도 볼거리다. (02)39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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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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